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삼성 라이온즈는 17일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에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타선이 활발한 공격을 펼치지는 못했지만 2점으로 충분했다. 선발 브라이언 고든이 5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줬고, 이어서 등판한 권오준-권혁-오승환도 변함없이 호투했다.
2점만 얻고도 승리한 경기였지만, 류중일 감독은 경기 도중 추가점을 간절히 원했다. 3회와 5회에 나온 희생번트가 이를 증명한다. 삼성은 1회 2점을 뽑은 이후 선두타자가 출루한 3회와 5회에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6회에는 선두 이승엽이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타자 박석민에게 번트 사인을 내지 않았지만, 박석민이 팀의 4번타자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류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사실상 기회가 있을 때마다 희생번트를 통해 1점을 얻으려 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류 감독이 이날 승리를 위해 필요로 했던 점수는 3점 가량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초박빙의 투수전이 예상되는 경우 1회부터 희생번트를 구사하는 경우도 있지만, 류 감독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2점을 뽑고 3점째가 필요해지자 그제서야 희생번트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기는 류 감독의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3회와 5회 삼성은 박한이와 김상수가 각각 훌륭히 작전을 소화하며 주자를 진루시켰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경기는 추가점이 필요하지 않은 결과로 마무리됐다. 삼성은 강한 마운드의 힘을 또 한 번 유감없이 과시했다. 권오준-권혁-오승환을 모두 투입했고 오승환이 공을 20개나 던졌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중요한 경기라는 점은 분명했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서도 이들을 아끼지 못해 아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필승 계투조를 조금이라도 아끼려 했다면 류 감독은 번트를 대지 않고 4점 이상을 얻기 위한 공격을 펼쳤을 것이다. 차이가 3점 이하라면 오승환까지 이어지는 필승 불펜을 총 동원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류 감독의 선택은 확신할 수 없는 4점 이상의 점수가 아닌 좀 더 가능성 있는 3점이었다. 2점까지는 내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선발 고든을 포함한 삼성의 마운드는 2점은커녕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류 감독이 3회와 5회 강공을 선택했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까?
[17일 경기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고든(위)-오승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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