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대첩 2연승’ 삼성 살린 두번의 결정적 견제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삼성을 두번이나 살린 견제사였다.

18일 잠실구장. 3.5경기 차로 선두와 2위를 달리는 삼성과 두산이 주말 3연전 2번째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삼성의 3-1 완승. 전반적인 흐름은 17일과 흡사했다. 삼성은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초반 제구난조를 틈타 야금야금 3점을 뽑아냈고, 경기 후반엔 추가점을 잡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두산은 이날도 6안타 1득점에 그치는 빈공을 선보였다.

그런데 이날은 전날과 다른 결정적인 두 가지 장면이 있었다. 그 결과로 두 팀의 승차는 4.5경기가 되고 말았다. 두산의 결정적인 두 차례의 견제사가 바로 그것이었다. 두산은 1회초 배영섭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맞아 0-1로 끌려갔으나 1회말 1사 후 발 빠른 오재원이 삼성 선발 미치 탈보트에게 볼넷을 골라 1루에 출루했다. 정황상 충분히 삼성 내야진을 괴롭힐 수 있는 순간. 1회 1점을 빼앗긴 두산으로선 반격을 통해 경기 흐름을 자신쪽으로 돌릴 수 있었던 호기였다.

그러나 오재원은 후속 김현수가 볼 1개를 고른 뒤 곧바로 탈보트에게 견제사를 당했다. 리드 폭이 그리 크진 않았으나 견제가 워낙 빠르고 기민했다. 삼성은 두산의 흐름을 초반부터 끊으면서 흐름을 자신의 쪽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결국 2회와 4회 1점을 추가하면서 승리를 따냈다. 탈보트에게도 이 견제사를 계기로 6⅓이닝동안 호투할 수 있는 흐름이 조성됐다.

견제사는 한 번 더 나왔다. 이번엔 7회였다. 0-3으로 뒤진 두산은 선두타자 대타 오재일이 안타를 때렸고, 윤석민이 삼진으로 물러나 1사 1루 상황. 후속 양의지는 바뀐 투수 안지만에게 6구 접전 끝 좌익수 왼쪽 2루타를 쳐냈다. 1사 2,3루 황금찬스. 빈공에 시달리던 두산의 결정적인 찬스였다. 3점 뒤지고 있었으나 적어도 2점을 추격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그럴 경우 8~9회에 동점 혹은 역전도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최주환의 3루 땅볼 때 오재일이 홈에서 횡사했고, 1루 대주자로 나간 허경민은 후속 김재호 타석 때 안지만의 견제구에 걸려 아웃됐다.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가 불어나 공수가 교대된 것이다. 오재일의 홈 횡사는 어쩔 수 없었으나 허경민의 견제사는 분명 두산으로선 아쉬운 대목. 반대로 삼성은 최악의 경우 동점 혹은 역전까지 허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결정적인 견제사로 위기를 벗어나며 사실상 승리의 8부 능선을 넘어섰다.

이날 나란히 100번째 경기를 치른 두 팀에 남은 경기는 33경기. 삼성은 두산과의 승차를 4.5게임으로 벌렸다. 삼성으로선 선두 수성에 한 시름 놓을 수 있게 됐고, 두산으로선 선두 추격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그 과정 속에 두 팀의 흐름을 갈라놓은 두 차례의 결정적인 견제사가 있었다.

[안지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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