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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모자들' 조달환, "치아도 갈아내고 목숨 걸었죠"(인터뷰)

시간2012-08-31 13:25:00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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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조달환이 연기에 미쳤다. 미쳤다는 말 외에 표현할 말이 없다. 실제 그가 영화 '공모자들'(감독 김홍선)에 미쳐 지냈기 때문이다.

조달환은 '공모자들'에서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 내에서 장기를 적출해 매매하는 장기밀매 조직의 운반책 준식 역으로 출연했다. 준식은 악랄한 인물이지만 자신의 입장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악랄함을 선택했을 뿐 철두철미한 악인은 아니다. 때문에 그는 자신의 몸에 손을 대면서까지 캐릭터의 강약을 조절하는 초강수를 뒀다.

조달환은 "치아를 갈아냈다"며 "절실함 때문에 미쳐있었다. 어머니와 여자친구에게 말을 하고 심사숙고 끝에 결정했다. 촬영 2주 전 갈아낼 부분을 매직으로 칠해 감독님께 보여줬다. 감독님이 처음에는 분장하면 되겠다며 갈아내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그러면 관객들에게 들키게 된다. 자연스러움이 달라진다. 준식이라는 캐릭터가 시나리오에서 강한데 너무 강하면 부러진다. 내가 어떻게 희석시켜주느냐가 관건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살짝 치아가 깨져 있으면 거친 느낌이 든다. 약간 어딘가 비어 보이고 허술해 보이기도 한다. 조그만 차이가 굉장히 미묘한 결과를 가져온다. 그걸 노렸다. 치과에서도 미쳤다고 했다. 절대 안 된다고 했지만 꼭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열정은 평소 그의 연기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달환은 '공모자들' 언론시사회에서 "배우는 정당한 의미만 있으면 항문도 보여줄 줄 알아야 된다고 배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 의지로 연기에 임했고, 치아 하나를 갈아내는 것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다는 투혼을 불살랐다.

그는 "치아 두 개도 갈아낼 수 있다. 정말 작품이 좋으면 항문까지 보여줄 수 있다. 그런데 카메라 앞에서 신체의 일부분에 손을 댄다는 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겠다. 그걸 연기로 승화 시켜야지 겉모습으로 승화시키려고 하면 감정이 깨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덤 앤 더머'의 짐 캐리를 보고 언젠가 해보고 싶었다. (짐 캐리 역시 연기를 위해 앞니를 갈아 냈다) 정말 목숨을 걸 작품이 오면 해봐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이 걸렸다"라며 '공모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처럼 과감한 결정을 내린 데는 결혼 전 대표작을 만들고 싶은 마음도 크게 작용했다. 그는 언론시사회에서 삼성생명 여자탁구단 소속이자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박미영 선수와 결혼을 언급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조달환은 "결혼 전에 뭔가 만들고 싶었다. 얼굴만 알지 무명이나 다름없다. 얼굴 앞에 이름을 붙이고 싶었다"며 "나는 아직도 배우 언저리 자락에 있다. 연기자로서 배우가 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배우는 표를 사서 영화를 봤을 때 아깝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신용이 가는 배우여야 돈이 아깝지 않다. 배우와 연기자를 구분하는 게 아니라 관객에게 평가를 받을 때 신용이 있고 '저 사람이 또 언제 나오지'라고 기대하며 보게 되는 사람이 배우인 것 같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또 "아직 내가 배우가 된 것 같지는 않다.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는 느낌이다. 아직 가는 실에 붙어 있다. 툭 끊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고지까지 올라가야 할 것 같다. 올라간다고 해서 배우는 아니다. 계속 꾸준하게 믿음을 줘야 한다"고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조달환은 올해 안에 결혼할 계획이다. 박미영 선수와 5년 열애 끝에 부부의 인연으로 거듭나는 것. 그는 여자친구를 "존경하는 분"이라 표현할 정도로 상대방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미영씨가 너무 예쁘다. 외모도 눈에 보이긴 하지만 마음을 끄는 건 착한 심성이다. 감독님들도 미영씨를 다 좋아한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칭찬을 굉장히 많이 한다. 나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존경하는 마음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고 밝혔다.

[배우 조달환.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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