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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이시언은 서울예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하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MBC ‘친구, 우리들의 전설’, SBS ‘닥터챔프’, ‘파라다이스 목장’, SBS ‘무사백동수’, MBC ‘더킹투하츠’에선 김항아(하지원)의 첫사랑 역으로 분했고 종합편성채널 MBN '갈수록 기세등등, 영화 '퍼펙트 게임' 등등, 알게 모르게 많이도 나왔다.
이중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 속 방성재 캐릭터는 유독 맛깔나고 제 옷을 입은 듯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과거 학창시절엔 이런 친구 하나씩은 있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에 이시언은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실제 방성재는 CJ E&M 박성재 PD를 모티브로 했다"고 말해줬다. 그는 “박성재 PD는 서울대 출신으로 말씀이 진짜 많은 형이다. 미팅 때 신원호 PD랑 함께 처음 만났다. 신 PD가 ‘이 친구가 박성재인데 이런 캐릭터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만들었다’며 소개해줬다”고 했다.
박 PD는 KBS 출신으로 현재 신원호 PD와 함께 ‘응답하라’의 공동 연출을 맡고 있다. CJ E&M으로 옮긴 뒤에는 김석현 PD와 함께 ‘코미디 빅리그’를 연출했다.
이시언은 박성재 PD를 닮은 고등학생 방성재가 되기 위해 어떤 점에 주안점을 뒀을까? “대사치는 톤이라던지 스피드에 신경을 썼다. 계속 비춰지진 않는데 말이 많다는 임팩트가 느껴져야 돼서 그 연습을 많이 했다. 극중 성재는 정말 별 생각없이 산다. 수능 칠 때 OMR 카드에 그냥 섹스(SEX)라는 글씨대로 점찍는 장면을 보고 ‘정말 미친X네. 너무한 놈 아닌가’라고 생각됐을 정도다. 졸업 후에는 장기인 말로 보험 상품을 팔며 보험회사 직원으로 평범하게 산다.”
또 웃기는 캐릭터다 보니 극중 애드리브도 상당히 많이 반영됐다. “캐릭터 때문에 웃기려고 노력했다. 성동일 선배와 같이 나는 애드리브를 많이 했던 편이다. 작가님과 감독님 두 분 다 더 좋은 것을 채택해 쓰셨다. 저같은 경우에는 촬영도 애드리브 버전과 대본 버전으로 두 개를 찍어서 그 중 더 괜찮은 것을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 캐스팅 전 그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이 맛깔나는 역할을 하지 못할 뻔 했다. 이시언은 “MBC '더킹 투하츠‘ 촬영을 할 때 교통사고가 났다. 조수석에 타고 있었는데 다리가 부러져서 쇠를 박아야 되는 중상이었다. 2달 정도 입원했고 당시 살도 많이 빠졌다. 사실 지금도 나아진 건 아니다. 처음 대본 리딩 때 기브스를 하고 목발을 짚고 갔다. PD님도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그래도 다친 것 때문에 놓치고 싶진 않았다. 극중 농구 신, 노래방 신 등을 찍어야 됐을 때도 통증이 심했지만 참고 촬영했다. 동료 배우들이 내가 많이 움직이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를 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시언의 롤모델 배우는 신하균이다. 서울예대 과선배이기도 한 신하균처럼 연기하고 싶단다. “학교에 다닐 때 신하균 선배가 22살 때였을까? 학교에서 찍은 연기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 영상을 볼 때 내 나이가 24살이었는데 ‘내가 지금 해도 22살 때 신하균 선배처럼 저런 독백 연기는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연기에 반했다. 정말 곧은 선배였다. 최근작 KBS 2TV ‘브레인’에서도 최고였다. 모든 역할을 다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모습이 좋고 배우고 싶고 닮고 싶다.”
끝으로 이시언은 “연기를 하면서 가장 해보고 싶은 연기가 두 개 있었다. 학창시절 연기와 군대 연기. MBN ‘갈수록 기세등등’에서 군인을 했고 ‘응답하라’에서 내 고등학교 시절을 거의 맞춰서 연기했으니 소원을 풀었다. 이제 베드신만 하면 될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시언은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 솔직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지닌 배우로 우리 기억 속에 한 명씩은 있을 법한 방성재를 닮아가고 있다.
#. 기타 에피소드
- 극중 부산 광안고의 실제 촬영 장소는? 서울 영등포 공고에서 찍었다. 이유는 옛날 녹색 칠판이 없어서 찾다가..
- 극중 시원의 집은? 작가의 집이다. 윤제 집은 모 기러기 아빠만 사시는 집, 학찬이 집은 스태프 친구의 남편 집이다.
- 1990년대 촬영 소품 중 자신의 것은? 학찬이 쓰던, 유정(신소율)이랑 통화하는 장면에서 등장한 모토로라 스타텍 휴대폰은 진짜 내 꺼다. 5년 전에 샀다. 미팅 때 가져갔다가 채택됐다.
- 극중 추신수 역에 친동생 추민기와는 어떤 사이? MBC ‘친구 우리들의 전설’에 출연한 인연으로 연락하고 지낸다. 이번 역할도 내가 전화해 캐스팅했다.
- 기억에 남는 카메오는? 개그우먼 신봉선. 본인 말론 극중 캐릭터를 위해 앞머리도 자르고 쓰던 고글도 진짜 H.O.T. 토니안 꺼라고(극중 신봉선은 H.O.T. 부산지역 팬클럽 회장으로 출연했다)
-H.O.T 빠순이 시원의 모습은? 작가의 실제 경험담이다. 극중 H.O.T. 우비나 포스터 등도 모두 작가 소장품이다. 극중 찢어진 포스터를 테이프로 붙이며 ‘오빠 아프재? 빨리 붙여줄게’하는 장면도 모두 작가의 실제 얘기다. 2012년 시원이가 방송작가로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KBS 2TV '해피선데이 1박2일‘ 작가로 일했을 때부터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소재라고.
-윤태웅의 모티브는 안철수? 부모를 잃고 동생 윤제를 뒷바라지 하기 위해 학교 교사를 하며 희생 아닌 희생을 하던 윤태웅은 컴퓨터에 완전히 빠진 모습을 보이며 그걸로 대박 벤처 사업가가 되고 후에 대선 후보로까지 나선다. 안철수를 모티브로 했다는 데.. 믿거나 말거나?
[이시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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