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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교사라는 직업이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교대를 진학하고 그 힘들고 어렵다는 임용고시를 보면서 선생님이 되진 않았을 것이다.
이 만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김선신(25)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다. 경인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합격한 그녀는 얼마 전만 해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교사라는 직업도 제 적성과 8~90% 맞는다고 생각해요. 교사와 아나운서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고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 비슷한 것 같아요."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일반인이라면 쉽게 할 수 없는 결정을 한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적성에 8~90% 맞는 일을 찾기도 어려운데 100%를 찾은 것이다. 그것도 안정적인 직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주위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했다.
"더 나이가 들면 기회가 적을 것 같아 과감하게 결정했어요. 부모님께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권하셨고요. 친구들은 '부럽다. 어떻게 그런 결정을 했느냐'고 했지만 주위에 어른들이나 특히 교장선생님께서 '다시 한번 생각해봐라. 평생 보장을 받을 수 있지 않냐'고 만류하기도 하셨죠"
아나운서라는 직업 안에서도 특히 스포츠 아나운서가 된 계기는 무엇일까.
"지금은 홍보팀에 계시지만 안진희 선배님의 방송을 보면서 스포츠 아나운서를 꿈꾸게 됐어요. 우연히 농구 중계를 보다가 안진희 선배님의 인터뷰를 보게 된 거에요. '저렇게 인터뷰를 잘할 수 있구나'하고 감탄을 했어요. 회사에 처음 들어간 날 마침 안진희 선배님을 뵙게 됐죠. '내가 이 회사에 들어온 게 운명이구나'하고 생각했답니다.(웃음)"
결국 아나운서의 꿈을 이룬 그녀는 '학교'에서 '방송국'이란 새로운 직장을 맞이했다. 무엇보다 순조롭게 적응을 하는 것이 우선 과제였다.
"제가 나온 학교는 70%가 여자라 여대 분위기인데 저희 회사는 남자가 많으니까 분위기가 다르더라고요. 점심을 먹으러 가도 설렁탕집을 가고 커피도 카페에서 마시지 않고 테이크 아웃을 하시더라고요. 물론 저는 절대 메뉴 선택권이 없습니다.(웃음)"
무엇보다 가장 어려운 것은 '술 문화'였다.
"처음에 회사 들어와서는 1주일에 4번이나 술 먹으러 다녔어요. 그러면서 '내가 계속 남자들의 세계에 있어야 하나'하는 회의감도 들었죠.(웃음) 지금은 오히려 그들만의 장점이 있더라고요. 저에게 얘기해줄 게 있으시면 바로 바로 솔직하게 얘기해주시고 무엇보다 뒤끝이 없으세요"
"'챔피언스리그 매거진'이라는 프로그램에 더빙을 한 것이 제 첫 방송이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목소리만 나오는 건데도 선배들이 다 내려와서 보고 가셨다는 거에요. 저도 몰랐는데 나중에 들었어요.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선배들의 관심 속에 자라나고 있는 그녀이기에 '선배 예찬'을 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선배들의 하나 하나를 다 닮고 싶어요. 신승대 선배는 정말 후배들을 잘 챙겨주셔서 항상 감탄해요. 한명재 선배는 두말 할 나위없이 최고의 캐스터이시고 철두철미함과 자기 관리 능력이 대단하시죠. 정우영 선배는 진행할 때 끊임없이 생각하는 게 보이세요. 자기 것에 안주하지 않고 고뇌하는 모습을 봤거든요. 정병문 선배는 털털하시고 제가 고민 상담도 많이 해요"
특히 그녀에게 누구보다 김민아 아나운서는 특별한 존재다. '베이스볼 투나잇 야' 진행을 맡으면서 김민아 아나운서로서부터 '사사' 받은 것이 한 두 개가 아니었기 때문.
"민아 선배는 하나부터 열끝까지 다 배우고 싶고 제일 고마운 존재죠." 김선신 아나운서가 이렇게 이야기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김선신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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