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확실히 잠재적 포스트시즌 상대팀에 강하지는 않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8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앞으로 15경기 정도에서 결판이 나지 않을까 싶다. 롯데와 5경기가 남아있는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라고 했다. 삼성이 롯데에 이기면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가 한꺼번에 2개가 줄어들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발언이다. 삼성의 정규시즌 2연패 매직넘버는 17이다. 삼성에 롯데와의 잔여 5경기는 기회이자 위기가 될 전망이다. 3~4경기서 이길 경우 정규시즌 2연패를 쉽게 확정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시즌 막판 피 말리는 접전을 펼치게 될지도 모른다.
올 시즌 삼성은 롯데에 7승 6패 1무로 근소한 우위다. 시즌 초반 많이 이겼지만, 최근 롯데에 연달아 승리를 내줘 전적 균형이 맞아떨어지는 추세다. 팀 평균자책점 1위(3.38)를 롯데에 내줬다는 것에 보듯 롯데 마운드, 특히 불펜은 삼성에 버금갈 정도로 든든하다.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류 감독이 롯데와의 잔여 5경기를 주시하는 이유다.
롯데전은 오히려 상황이 나은 편이다. 삼성은 8일 대구 두산전서 연장 접전 끝 패배하면서 두산과의 상대전적이 6승 12패가 됐다. 이미 열세가 확정된 상황. 8월 17~19일 잠실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두산을 멀찌감치 따돌렸으나 이날 삼성 타선은 또 다시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와 불펜진에 맥을 추지 못했다. 확실히 두산 투수들은 삼성 타자들에게 자신감이 있다. 두 팀은 야수들의 역량도 대동소이하고 선발진의 힘도 만만찮다.
삼성은 SK에도 8승 10패로 밀렸다. 두산전보단 많이 이겼지만, 올 시즌에도 삼성은 SK전을 쉽게 풀어내지 못했다. SK 타자들이 삼성 불펜진 공략을 자신있게 했고, 삼성은 유독 꼬이는 승부를 많이 했다. 공교롭게도 롯데, SK, 두산은 현 시점에서 삼성과 함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은 팀들이다. 삼성은 이 팀들에 올 시즌 21승 28패 1무로 성적이 5할이 채 안 된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한다고 해도 결국 세 팀 중 한 팀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전혀 다른 성격이지만, 정규시즌서 가졌던 상대적인 자신감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야구는 멘탈 게임. 확실히 롯데, SK, 두산은 삼성에 심리적으로 밀리지 않는다. 예전 SK의 경우 “빡빡하다. 힘들다”라는 인상을 심어줬지만, 확실히 올 시즌 삼성은 선두를 독주하면서도 나머지 4강 팀들에 그런 인상을 심어주는 데 실패했다.
물론 삼성은 9승 3패 1무를 기록 중인 KIA를 비롯한 LG전 12승 5패, 한화전 12승 3패로 세 팀을 압도했고, 넥센에도 11승 6패로 확실한 우위다. 결국 삼성의 정규시즌 선두 질주 원동력 중 하나가 중, 하위권 팀, 즉 B클래스 팀을 철저히 잡은 것이라고 봐도 된다. 전통적으로 정규시즌 우승팀들은 하위권 팀들을 쥐 잡듯 잡았다. 어떻게 보면 그것도 팀이 근본적으로 강하지 못하면 안 되는 일이다.
삼성은 상대전적서 가장 앞선 KIA, 만만치 않은 롯데와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뒀다. 여기서 한국시리즈 직행 여부도 결판날 것이고 포스트시즌 전망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SK와 두산에 당한 열세는 정규시즌서 치유할 기회가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고 포스트시즌서 이겨내야 한다. 4강권 팀들, A클래스 팀들에 강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건 정규시즌 우승에는 큰 영향이 없을 지도 모르지만, 포스트시즌서는 다소 걱정스러운 대목이 될 수도 있다.
[그라운드를 응시하는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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