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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요즘 케이블 드라마(이하 케드)의 인기가 뜨겁다.
11월 시즌 11을 맞는 ‘막돼먹은 영애씨’를 비롯해 ‘신의 퀴즈’, ‘특수사건전담반 TEN’에 최근 90년대 중후반의 감성을 자극하면서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응답하라 1997’까지 케드의 인기는 지상파의 그것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한국의 케드 역사는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HBS(현 엔TV)의 ‘작은영웅들’이 방송됐지만, 빛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진정한 케드의 역사는 2007년 ‘막돼먹은 영애씨’가 최초라 볼 수 있다.
‘막영애’는 지상파 드라마가 하지 않았던 트랜디 드라마라는 장르를 도입해 20대 30대 시청층을 TV앞으로 끌어 모았고, 한국 최초의 시즌제 드라마라는 지평을 열었다.
이런 ‘막영애’의 성공 후 한국 케이블 채널들은 우후죽순 케드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물론 일부작품은 빛을 보지 못했지만 다수 작품들이 마니아 층을 형성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그렇다면 왜 캐드는 한국 방송가에 안착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크게 세가지로 들 수 있다. 바로 장르의 다양화, 시즌제, 상업성이다.
먼저 장르의 다양화는 지금의 케드를 만든 장본인이다. ‘막영애’로 대표되는 트랜디 드라마에 ‘신의퀴즈’ ‘TEN’의 수사물, 거기에 ‘별순검’ 같은 사극물, 그리고 ‘뱀파이어 검사’, ‘정조암살미스터리’ 등의 퓨전물 등 온갖 장르가 케드로 제작되고 있다.
여기에 케이블 채널의 특성인 ‘얻어 걸린다’ 원칙에 입각한 회별로 끝나는 내용 또한 적중했다. 일반적인 지상파와 달리 케이블 채널의 경우 시청자가 채널을 돌리다 보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케드의 경우 지상파의 그것처럼 회별로 지속되기 힘들다. 지상파가 쓰는 '다음회에 계속'이라는 요구를 시청자에게 할 수 없다. 더 나아가 이런 회별 편성 덕분에 시즌제가 가능했고 한 시즌이 끝나면 미비점 등을 보완한 작품 제작이 가능했다.
또, 지상파 채널의 경우 공익성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케이블도 심의가 있긴 하지만 지상파에 비해서는 관대하다. 덕분에 ‘메디컬 기방 영화관’ 같은 성인물을 표방한 드라마까지 제작 가능하다.
톱스타에 얽매이지 않는 배우의 캐스팅 또한 지금의 ‘케드’를 있게 만들었다. 지상파에 비해서 적은 출연료를 지불할 수 밖에 없는 케이블 이기에 인지도가 조금은 낮은 배우(혹은 개그맨)를 섭외한다.
하지만 작품이 성공할 경우 출연 배우의 인지도 상승과 더불어 작품의 인기까지 올라간다. 이는 시즌제 제작이 용이한 이유도 된다. 톱 A급 배우에 목을 매는 지상파 드라마의 경우 후속작을 만들어도 전작의 배우가 출연하는 경우는 드물다. ‘궁’과 ‘드림하이’가 대표적이다.
반면 케드의 경우 김현숙의 ‘막영애’를 비롯해 류덕환의 ‘신의 퀴즈’ 그리고 제작예정인 ‘TEN’까지, 인기를 얻게 만든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한다. 작품의 연결고리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그래봤자 케이블”이라며 케이블 채널의 수준을 낮게 평가했다. 하지만 ‘막영애’ 이후 5년이 지난 2012년의 케드는 지상파와 정면대결해서 지상파에 뒤지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청자의 변화와 기호를 정확하게 짚은 케이블 채널과 제작사의 각고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막영애-신의퀴즈(위), TEN-별순검. 사진 = CJ E&M, MBC드라마넷]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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