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8이닝 연속 비자책이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이 시즌 막판 완연한 상승세다. 류현진은 12일 대전 삼성전서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9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8승(8패)째를 챙겼다. 지난 8월 31일 광주 KIA전, 9월 6일 대전 롯데전에 이어 올 시즌 첫 선발 3연승이다. 평균자책점도 2.87에서 2.76으로 끌어내리며 KIA 윤석민을 제치고 3위로 뛰어올랐다. 탈삼진은 184개를 기록해 2006년 데뷔 후 6년만의 200탈삼진도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아울러 8월 23일 인천 SK전 2회 2사부터 8회 2사까지 6이닝, 그리고 8월 31일, 9월 6일 각각 8이닝, 이날 6이닝까지 도합 28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갔다. 실점으로만 따지면 22이닝 연속 무실점의 괴력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공격과 수비 지원에 힘겨운 모습을 보이며 승수 쌓기가 더뎠다. 본인도 예년에 비해 위력이 덜했다. 몸도, 마음도 지치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두자리 수 승수 획득 실패 가능성까지 대두했다. 그런 와중에 팀은 하위권으로 고착화된 상황. 여러모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으나 류현진은 10승을 놓치지 않겠다는 신념 하에 최근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2경기서 연이어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이날도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그나마 1회가 위기였다. 선두타자 배영섭에게 우중간 안타에 이어 도루마저 내주면서 무사 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강봉규를 몸쪽 루킹 삼진으로 잡아낸 데 이어 이승엽을 2루 땅볼로 처리했다. 박석민과 최형우에게 연이어 볼넷을 내주며 다시 살짝 흔들렸으나 이지영을 헛스윙 삼진처리했다.
1회에만 33구를 기록한 류현진. 이후 무섭게 투구수를 절약해 나갔다. 속전속결 승부가 돋보였다. 구위가 좋기에 공격적인 승부를 한 것이다. 자로잰 듯한 코너워크가 돋보인 직구, 전매특허 체인지업의 위력이 돋보였다. 전형적인 류현진표 위력투였다. 2회와 3회 연이어 삼자범퇴로 처리한 류현진은 4회 박석민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으나 최형우를 병살타 처리했고, 5회에도 2사 후 배영섭에게 내야안타를 내줬으나 기민한 견제 동작으로 주루사시켰다. 6회에는 강봉규-이승엽-박석민을 공 20개를 던져 연이어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마운드를 송창식에게 넘겼다.
1회 33개의 공을 뿌린 류현진은 이날 총 103개의 공을 던졌다. 2~6회 5이닝을 단 70개의 공, 이닝당 14개의 이상적인 투구수로 마무리 지은 것이다. 초반 난조를 딛고 농익은 경기운영능력을 선보이며 퀄리티스타트를 추가했다. 올 시즌 19번째 퀄리티스타트이며, 그 중 15차례가 7이닝 2자책점 이하 특급 퀄리티스타트다. 여기에 28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가면서 기록적으로 보더라도 상승세에 올랐다는 걸 과시했다.
이날 대전구장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여럿 다녀갔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MBC 스포츠 플러스 카메라에 잡힌 스카우트만 해도 5명 내외는 됐다. 이들은 볼티모어, 텍사스, 시카고 컵스, 피츠버그 등에서 파견된 직원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이들 앞에서 다시 한번 역투를 펼치면서 ML 스카우트들의 고개를 끄떡이게 했다. 류현진이 7회 시작과 동시에 송창식과 교체되자 그들은 볼 것 다 봤다는 듯 일제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들의 행동대로, 이 경기의 알맹이는 1회부터 6회까지였다. 류현진이 다시 한번 국제용 투수라는 게 확인됐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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