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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수습기자] KBS 2TV 드라마 '각시탈'이 종영됐다. 배우 주원이 新 시청률 왕자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배우 박기웅도 그동안의 시청률 부진을 말끔히 지우고 화제작의 중심에 섰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배우가 있다. '한채아 3초 제압', '화려한 쌍봉' 등 많은 검색어가 따라붙은 신예 정은별이다.
"'각시탈' 액션, 이러다 죽는구나 싶었다"
정은별은 '각시탈'에서 양백(김명곤)의 의혈투쟁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엘리트 요원 진홍 역을 맡아 극의 중간에 투입됐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연일 시청률 고공 행진을 누리고 있던 '각시탈'이었다. 그런 드라마에 신인배우가 투입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부담감이 컸어요. 드라마가 워낙 잘 되고 있었으니까요. 캐스팅됐다는 기사가 뜨니까 우려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물론 네티즌 반응도 좋지 않았죠"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노력했고 숨도 쉬지 못할 만큼 힘든 액션연습에 녹초가 되는 날이 반복됐다. "한 달 동안 액션스쿨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하루는 액션 연습하다가 힘들어서 쓰러졌는데 머릿속에 '이러다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그는 사람들의 우려를 잠식시키고 화려하게 등장했다. 극중 채홍주를 맡은 한채아를 화려한 발차기로 3초 만에 제압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생각보다 발차기가 제대로 안나왔어요. 제 첫 등장이어서 긴장도 많이 했고 그날 촬영도 정말 오래 했어요. 그런데 방송에는 짧게 나왔더라고요. 그래도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깜짝 놀랐죠"
몇 달 동안 노력한 결과 화려한 액션과 뛰어난 쌍봉 실력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지만, 그는 '각시탈' 속 자신의 연기에 아쉬움이 많았다.
"점수로 평가하자면 100점 만점에 50점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초반에 캐릭터를 잘 못 잡았어요. 더 강한 연기를 보여줬어야 했는데. 액션도 더 잘할 수 있었고요. 특히 극중에 양백 선생님이 학생들과 학도병을 구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때 다 같이 잘하자고 격려하는데 그게 너무 어색한 거에요. 결국 방송을 보니까 제가 어색해하는 장면이 그대로 나왔더라고요. 그때 좀 더 잘할걸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배우 정은별이라는 이름 옆에는 또 하나의 이름이 존재한다. 가수 은유, 그는 24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가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10년 방송된 SBS 창사특집극 '초혼'에서 여주인공 김미봉 역으로 1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화려하게 데뷔했다.
"가수로 데뷔하기 직전 대본을 받았는데 보자마자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나랑 비슷한 면이 많아서. 털털하고 밝고 꾸밈없는 모습도 비슷하지만 극중 미봉이가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저도 그렇고요. 그래서 감정이입이 잘 될 것 같았는데 그걸 감독님이 알아보신 거 같아요. 나중에 저를 캐스팅한 이유를 여쭤보니 제 눈빛에서 독기를 보셨대요"
24살의 늦은 데뷔, 사실 우여곡절이 많았다. "20살 때부터 가수를 준비했는데 고생을 정말 많이 했어요. 금전적인 문제로 문을 닫는 회사도 있었고 녹음까지 갔다가 무산된 경우도 많았어요"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이번 '각시탈'을 통해 연기와 노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정은별이 부른 '각시탈' OST '안되나봐'는 그의 첫 번째 앨범 수록곡 '내가 어떻게 살아'를 개사한 곡이다. 곡을 들은 '각시탈'의 윤성식 감독이 먼저 OST를 제안했다. "여주인공 오목단의 테마곡으로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개사를 원하셔서 바꿔 불렀는데 본래 곡보다 녹음도 더 많이 했어요. 그래서인지 저도 '안되나봐'가 더 마음에 들어요"
"꼭 톱스타 되라, 너 뜨는 거 보고 죽겠다"
아직 데뷔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정은별에게는 특별한 분이 존재한다. SBS '감성여행 쉼표' 방송을 통해 일본 오타루를 함께 갔다 온 박범신 선생님, 그에 대한 존경이 가득했다.
"정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주옥같으신 분이세요. 4박 5일 일정이었는데 제가 들은 말만 모아놔도 소설책 한 권은 만들 수 있을 거에요. 유머러스한 부분도 얼마나 많은데요. 그리고 저한테 그러셨어요. '꼭 톱스타 되라. 너 뜨는 거 보고 죽겠다'고. 그 말이 정말 힘이 됐어요"
박범신 선생님의 말에 큰 힘을 얻었다던 그는 '각시탈' 이후 온몸에 많은 상처가 생겼다. 하지만 아직도 액션연기에 미련이 많다. 예쁜 얼굴에 상처가 날까 만류를 해봐도 연기만 잘 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좋단다.
"멍들고 힘들어도 액션연기가 좋아요. 몸은 힘들어도 끝내고 나면 짜릿함도 있고 뿌듯함도 있어요. 배우고 보여주고 그런 걸로 희열이나 보람을 느껴요. 이번엔 쌍봉을 썼으니 다음번엔 검술이나 사격술을 배워서 해보고 싶어요. 물론 밝은 캐릭터나 왈가닥 캐릭터도 좋아요"
[배우 정은별.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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