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역도장 가는게 죽기보다 싫었다"… '열정樂서'

[마이데일리 = 전형진 수습기자] "부모님 손에 이끌려 억지로 역도를 시작했어요. 역도장 가는 게 정말 싫었지만, 기록 올리는 '재미'를 발견하고 나니 열정이 생기더라고요"

지난 18일 잠실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1만 천 여명의 관중들 앞에 대한민국 역도 여제 장미란 선수가 삼성그룹 '열정樂서' 시즌3 강연자로 나섰다.

장미란 선수는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응원과 격려를 보내 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장미란 선수는 "중학생 시절, 여드름투성이에 예쁘지도 않고 몸집도 컸던 저에게 부모님이 역도를 권해서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역도를 시작했다"며 자신의 역도 입문기를 소개했다. 당시 역도는 무식하고 힘만 쓰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사춘기 소녀 장미란에게 역도장 가는 일은 그 자체가 고역이었다.

하지만 역도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에게 역도의 재미를 알게 해 주는 일이 생겼다. 역도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대회에 나가 우승을 거머쥔 것. 그 후 장미란은 역도의 길을 걷기로 다짐하고 묵묵히 훈련에 임했다. 억지로 시작한 일이지만 '재미'를 발견하자 놀라운 일들이 계속 됐다. 역도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한국신기록을 세웠고, 대회 때 마다 신기록을 경신했다.

승승장구하던 그녀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왔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연일 이어지는 강도 높은 훈련에 몸과 마음이 지치자 '역도가 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 운동'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장미란 선수에게 더 이상 역도는 '재미' 있는 운동이 아니었다.

그렇게 불만만 쌓여 가던 중 태릉선수촌에 처음 입촌했고 우연히 보게 된 유도, 레슬링 선수들의 체력 훈련 모습은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장미란 선수는 "창 밖으로 유도, 레슬링 선수들 체력훈련하는 게 보였는데 보기만 했는데도 헛구역질이 났다"며 "차라리 역도가 낫다는 생각이 들면서 역도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부모님 손에 이끌려 억지로 시작한 역도였지만 그 속에서 '재미'를 찾아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자신이 재미있고 신나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열정을 다하라"고 조언, 강연을 마무리했다.

다음 '열정樂서'는 9월 25일 광주 전남대 대강당에서 열리며 대한양궁협회 서거원 전무, 제일기획 최인아 부사장, 영화배우 박철민 등이 강연자로 나서고, 다이나믹 듀오가 특별 공연을 펼친다.

[역도장 가는 것이 싫었다고 밝힌 장미란 선수. 사진 = 삼성그룹 '열정樂서' 제공]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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