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롯데의 위기관리능력, 또 한번 시험대에 오른다.
롯데 강민호는 특별한 선수다. 양승호 감독은 “우리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가 강민호”라고 했다. 백업 포수 장성우가 군입대한 뒤 경험 부족한 젊은 포수들을 육성시켰으나 한계가 있었고, 결국 시즌 중반 용덕한을 영입했다. 하지만 롯데에 강민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현재 롯데를 제외한 다른팀 주전 포수가 중심타자로서 강민호만큼의 위력을 발휘하는 케이스는 드물다.
그런 강민호가 또 다쳤다. 18일 부산 SK전서 김강민과 홈 충돌을 하면서 목과 허리에 부상을 입었다. 강민호가 없었던 롯데는 결국 19일 부산 SK전서 완패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강민호는 1주일 정도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 통증이 가볍지 않다. 설령 투혼을 발휘해 출장을 한다고 해도 제 기량을 발휘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위 마지노선이 무너진 롯데에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 침체된 공격력에 위기를 더하다
당분간 롯데 포수진은 용덕한-변용선 체제로 운영된다. 사실상 용덕한 1인 체제가 될 전망이다. 당장 강민호가 빠진 롯데 라인업은 어딘가 허전했다. 18일 경기서 롯데는 손아섭-홍성흔-박종윤으로 클린업트리오를 꾸렸다. 4번과 5번을 오가며 중심타선을 묵직하게 해준 강민호의 공백은 컸다.
SK 마운드는 이런 롯데 중심 타선을 상대하기가 수월했다. 좌-우-좌로 꾸려진 중심 타선은 짜임새는 있었지만 장타력은 아무래도 떨어졌다. 가뜩이나 올 시즌 한방 가뭄에 시달리는 롯데로선 강민호의 공백이 공격에서 치명타가 됐다. SK 윤희상도 자신있는 승부를 했다. 이날 롯데 클린업트리오는 산발 3안타에 그쳤다.
이날 경기 전 양 감독은 “타선 연결이 돼야 한다. 4번 타자가 홈런, 2루타를 치면 더 좋지만, 1사 3루에서 외야 플라이만 치면 된다. 타석에서 부담을 갖고 들어설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강민호가 빠진 클린업 트리오는 부담이 컸다.
문제는 이런 양상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것. 강민호는 적어도 1주일은 쉬어야 하는데 롯데는 이미 24일 대구 삼성전까지 7연전에 돌입한 상황이고 치열한 2위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7연전을 마친 뒤엔 이틀 휴식을 취하고 27일부터 경기를 치른다. 이 시점엔 사실상 2위 다툼의 승자가 가려질 공산이 크다. 아무리 시즌을 치르면서 위기가 없을 수 없다고 하지만 이번 위기는 롯데에 잔인하기만 하다. 강민호가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을걷이를 해야 할 판이니 말이다.
▲ 위기관리능력, PS 자산 된다
용덕한의 체력적인 부담도 가중될 것이다. 7연전을 치르면서 용덕한은 대부분 이닝에 마스크를 써야 한다. 2위를 탈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용덕한의 체력을 아껴주기 위해 변용선을 넣는 건 다소 무리수다. 하지만 경기를 하다 보면 어떤 상황이 들이닥칠지 아무도 모른다. 경기 후반 1점이 필요할 때 찬스가 용덕한에게 걸리면, 어쩔 수 없이 대타 작전을 써야 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용덕한이 빠지면 변용선이 마스크를 쓰거나 강민호에게 부상 투혼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포스트시즌 자산이 될 수 있다. 만약 롯데가 강민호의 공백을 메우지 못해 포스트시즌을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하는 한이 있더라도 최악의 위기를 격은 뒤엔 정신적으로는 더욱 팀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어느 팀이든 포스트시즌서 핵심 선수가 빠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지 말라는 법은 없는데, 어쩌면 롯데는 미리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어쨌든 롯데로선 2위 탈환과 함께 강민호의 컨디션 회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다행히 푹 쉬기만 하면 경기에 정상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강민호의 부상으로 촉발되기 시작해 SK에 3위로 밀려 현실이 된 롯데의 위기, 이대로 물러설 것인가, 아니면 대반전의 계기로 삼을 것인가.
[강민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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