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31구. 혼신의 역투였다.
KIA 김진우가 131구 역투를 펼쳤으나 6월 21일 삼성전 이후 3개월만의 패배를 맛봤다. 3개월만에 맛본 패배의 상대는 또 다시 삼성이었으나 올 시즌 최다 투구수를 기록한 채 팀의 패배를 바라봐야만 했다. 정말 잘 던졌지만, 팀 타선이 무득점으로 일관하는 통에 어찌할 바가 없었다.
김진우의 부활은 확실히 올 시즌 KIA의 수확이다. 4강 탈락이 유력하지만, 김진우만큼은 내년 시즌에도 KIA 선발진 핵심투수가 될 것임을 선동열 감독에게 확인시켜줬다. 7⅓이닝 5피안타 3볼넷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패전투수가 됐으나 9월 들어 단 1번도 퀄리티스타트를 놓치지 않고 있다. 시즌 10번째 퀄리티 스타트.
거칠 게 없었다. 묵직한 직구와 특유의 파워 커브를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1회 이승엽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2회와 3회까지 연이어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4회 2사까지 9타자 연속 범타. 4회가 첫 위기였다. 2사 후 박석민, 최형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강봉규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 하지만, 이지영을 2구째에 3루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5회엔 1점을 내줬다. 1사 후 김상수를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로 내보낸 뒤 2사 1루 상황에서 박한이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순간적으로 제구가 흔들린 것. 이어 이승엽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통한의 결승점을 빼앗겼다. 하지만, 박석민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추가점을 내주지는 않았다.
그러자 이후 오히려 더욱 힘을 냈다. 6~7회를 삼자범퇴로 잡아낸 뒤 8회 선두타자 박한이도 9구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때 올 시즌 개인 최다 투구수를 경신했고 스스로 힘이 빠졌던지 이승엽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결국 선동열 감독은 김진우를 교체했다. 후속 한승혁이 박석민에게 안타, 강봉규에게 볼넷, 이지영에게 풀카운트 접전 끝 와일드피치를 범하며 김진우의 실점이 2점으로 불어났다.
KIA로선 0-5 패배 속에서도 김진우의 스테미너가 빛났다. 7회 이후엔 수비 시간이 길어지자 스스로 불펜에 올라 몸을 푸는 열정을 보여줬다. 선동열 감독은 KIA 선수들이 예전과 달리 야구에 대한 절박함이 떨어지고 나약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었지만, 이런 김진우의 역투는 사뭇 달랐다. 불펜이 허약한 KIA 마운드에 김진우의 이닝이터 능력 과시는 더 없이 반가울 것이다. 김진우가 팀 패배 속에서도 소위 말해 싹수가 보이는 투구를 하면서 KIA에 작은 희망을 안겨줬다.
[김진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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