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7연패, 나도 많이 배웠다.”
롯데는 23일 부산 LG전서 7연패를 탈출했다. 24일 대구에서 선두 삼성에 구원 난조로 패배했으나 연패 분위기는 확실하게 끊었다. 양 감독은 24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7연패, 선수들도, 나도 많이 배웠다”라고 뼈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올 시즌 롯데는 짝수 달서 선전하고, 홀수 달서 부진한 흐름을 반복했다. 실제 4월 10승 5패 1무, 5월 12승 14패 1무, 6월 14승 10패 1무, 7월 7승 9패 1무, 8월 13승 8패 1무, 9월 7승 11패 1무를 기록했다. 5월 5위권으로 추락했으나 시즌 내내 2~3위권을 지켰다. 7연패에 빠지기 전엔 선두 삼성을 위협하기도 했다.
시즌 중반 이후 타선의 득점력이 급감했으나 불펜 투수들의 맹활약으로 팀 체질이 개선된 상황. 시즌 막판 타선 극도의 침체에 마운드까지 흔들리며 7연패를 맛본 건 양 감독에게도 충격이었다. 양 감독은 “솔직히 시즌 막판에 부진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한 순간에 훅 가버리더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어 “4연패 이후에는 잠이 안 오더라. 침대에 누워있었는데도 새벽 5~6시에 잠이 들었다”라고 토로했다.
투타 밸런스 붕괴에 주전 선수들도 줄 부상을 입었다. 홈 봉쇄 도중 허리와 목에 부상을 입은 포수 강민호, 자신의 파울 타구에 얼굴을 맞아 시즌 아웃된 1루수 박종윤에 왼쪽 발목이 좋지 않은 문규현,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주찬과 조성환, 발가락을 다친 에이스 쉐인 유먼까지. 주전들이 9월 이후 약속이나 한 듯 갑작스럽게 전력에서 이탈하자 무너졌다.
양 감독은 “다친 선수를 언급해봤자 핑계다. 결국 선수 관리를 잘 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라고 말한 뒤 “야구가 이래서 끝까지 해봐야 아는 것이다. 2위 자리도 두산, 우리팀, SK까지 계속 바뀌지 않나. 선수들도 7연패로 많은 걸 느꼈을 것이고, 나도 많이 느꼈다”라고 했다. 특히 양 감독은 7연패를 통해 선수 관리의 중요성을 느꼈다.
결국 롯데의 2012년 농사는 부상 선수들의 포스트시즌 정상 복귀가 최대 관건이다. 2위 도전도 사실상 쉽지 않다. 양 감독도 “부상 선수들이 돌아와준다면”이라는 가정 속에서 조심스럽게 “SK, 두산과 해볼만 하다. 사람들이 최근 롯데가 포스트시즌서 고전할 것이라고 하지만, 우리도 분위기만 타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7연패 기간 동안 롯데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위축돼 공격 찬스에서도 약한 모습을 보였고, 연패가 쌓였다고 진단했다. 기량이 아닌 마음의 문제라는 것. 한편으로 연패가 포스트시즌서 채찍질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했다. 양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도 위기가 분명히 온다. 이번에 좋은 경험을 했으니 포스트시즌에선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일종의 위기 예방주사를 강하게 맞았다고 보는 것이다.
롯데는 24일 불펜 난조로 충격의 역전패를 맛봤으나 25일과 26일 한 숨을 돌린다. 27일 부산 삼성전부터는 강민호를 시작으로 부상 선수들의 정상 복귀를 타진하게 된다.
에이스 쉐인 유먼도 정규시즌이 끝나기 전엔 한 차례 마운드에 올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내, 외야 백업 선수들의 활용방안을 찾으면 얼추 포스트시즌 대비를 마칠 수 있다는 게 양 감독의 계산이다. 양승호 감독도 많은 걸 느낀 시즌 막판 7연패였다. 롯데는 포스트시즌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양승호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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