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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수습기자] 25일 막을 내린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은 의사가 겪게 되는 한계를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었다.
'골든타임' 속에 등장하는 의사는 여느 의학 드라마 속 천재 의사들처럼 모든 악조건을 넘어 환자를 구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었다. 특히 배우 이성민이 연기한 최인혁은 환자를 마주한 매 순간 헌신적으로 노력했지만, 때로는 환자들의 사망 앞에 무력감을 느껴야만 했다.
이전 병원에서 응급상황임에도 CT까지 찍으며 시간을 지연시킨 교통사고 트랜스퍼 환자가 세중병원에 도착했을 때 최인혁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 수술실에서 최후의 노력을 했지만 결국 환자의 사망을 막을 수는 없었다.오토바이 사고로 환자가 의식도 없이 위중한 상황에 놓였을 때도 최인혁은 감염의 진행을 막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환자의 다리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려야했다. 마침내 환자가 의식을 찾고 사라진 자신의 다리를 확인하며 눈물을 흘릴 때 최인혁은 환자를 향해 그저 "죄송합니다"와 "(살아나줘서)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번갈아 건넸다.
한계를 만나 좌절하는 의사는 '골든타임'이란 드라마 속 존재였지만, 시청자들은 이를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편하게 바라볼 수 없었다. 그동안 방송된 의학 드라마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은 의사들은 환자의 생명이 경각에 달린 시점에도 절묘한 반전의 수를 찾아내 위기를 돌파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런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내가 병을 앓아도 저 드라마 속 의사 같은 사람을 만나면 어떤 병이든 치료해 줄 것 같아’란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골든타임’은 달랐다. 극 중 최고의 실력을 가진 의사인 최인혁도 모든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존재는 아니었다. 시청자들은 환자를 위해 분투하는 최인혁의 모습에 공감하면서도, 그가 차마 어찌할 수 없는 한계에 부?H히는 순간에는 무거운 마음으로 드라마를 바라봤다. ‘골든타임’에 기존의 드라마처럼 기적적으로 환자가 살아나는 순간의 희열은 없었지만, 시청자를 최인혁과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었다.
기존 의학 드라마서 느낄 수 없던 생소한 감정을 느끼게 해 준 ‘골든타임’. 의사의 고뇌와 한계를 통해 의학드라마가 전달할 수 있는 또 다른 공감을 이끌어 낸 혁신적인 드라마였다.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의 배우 이성민-이선균(위부터).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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