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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월드스타’라는 호칭을 싸이가 처음 쓴 것은 아니다. 다른 국내가수들 또한 해외에서 조금만 반응을 얻어도 ‘월드스타’라는 명함을 과감히 내밀었다.
하지만 싸이는 ‘월드스타’라는 호칭을 붙여도 부끄러운게 없을 듯 하다. ‘강남스타일’의 18개국 아이튠즈차트 1위,빌보드 차트 11위, 영국음반차트 3위 같은 수치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 뿐만 아니다 CNN, ABC 같은 방송사에 포브스 같은 경제지까지 싸이 열풍을 취재하고 분석한다. 국내 홍보를 위한 혹은 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만들어낸 월드스타’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곳이 딱 한 곳이 있다. 바로 일본이다. 하지만 이번 세계적 싸이 열풍은 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반으로 확산됐지만, 유독 일본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고 있지 않다.
일본의 경우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국 가수들의 행보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한국에서 인기를 얻지 못하는 신인 그룹에게도 관심을 보여왔던게 일본이다. 반대로 한국 기획사들 또한 일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한국 K팝스타들의 주요 시장으로 해외 투어를 돌 때 빼놓지 않는 곳이 일본이다.
그런데 일본 주요 포털에서 싸이를 찾아보면 국내 언론사들의 일본어판, 혹은 CNN 같은 해외 언론사들이 일본어로 제공하는 뉴스서비스에서 언급된 것이 전부다. 딱 하나 화제가 된 것은 싸이의 말춤이 일본 CF를 따라했다는 억지 트집 뿐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싸이 열풍이 영미권 중심이라 문화에 대해 폐쇄적인 일본 현지 분위기 상 싸이가 위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분석 또한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왜 유독 일본만 싸이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일까? 영국 부터 지구를 한바퀴 돌아 미국까지 '싸이 파급력 지도를 만들어 보면 유달리 일본만 뻥 뚫려있다. 그 이유는 독도 분쟁으로 불거진 일본 현지 미디어의 보도 행태 때문이었다. 일본 미디어들이 독도 분쟁 이후 한류 스타들 전반에 대해 사실상 ‘보도통제’ 수준의 무관심을 보인다는게 현지를 다녀온 연예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독도 분쟁 이후 일본인들의 한류에 대한 관심도는 크게 달라진게 없다. 하지만 미디어들의 보도행태는 분명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암묵적인 동의가 있는 것 처럼 독도 분쟁이 불거진 이후 일본 매체들의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보도 자체가 일제히 줄었다. 현지 관계자들도 ‘10월 정도까지로 힘들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미디어 적인 접근 보다는 악수회, 쇼케이스 등을 통한 프로모션을 중심으로 활동하는게 사실이다. AKB48이 아키하바라에 전용극장을 설치한 것과 과거 쟈니스 계열 아이돌들이 악수회를 열심히 했던 것 처럼 말이다.
싸이는 한국에서 짧게 활동한 뒤, 오는 11월 미국 데뷔 앨범을 제작할 계획이다. 기존 가수들의 일본 진출법에 비춰본다면 프로모션을 하지 않는 싸이가 일본에서 주목받을 가능성은 미디어를 통한 노출 외에는 없는 것이다. 일본이 관심이 없는 것 처럼 싸이 또한 일본 활동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다. 굳이 일본에서 불러주지 않아도 그를 찾는 곳은 많다. 또, 여타 아이돌 가수들 처럼 "일본에서 잘나갑니다"라고 홍보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일본인들도 유튜브와 아이튠즈를 이용한다. 그들은 과연 싸이를 진정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 것일까?
[싸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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