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번이라도 시리즈를 이겨봤으면 좋겠어요.”
롯데의 시즌 막판 부진이 심상찮다. 롯데는 27일 삼성과의 홈 최종전서 패배하며 7연패 탈출 후 다시 2연패에 빠졌다. 시즌 63승 6무 58패, 두산에 3위를 내주고 4위로 추락했다. 2위 SK와는 이제 4.5경기로 벌어졌다. 롯데의 잔여 경기는 6경기. 사실상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직행은 어려워졌다. 롯데의 시선은 이제 준플레이오프에 향해있다.
롯데는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 부임 후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이어진 비밀번호 ‘8888577’을 깨고 포스트시즌에 올라갔다. 2012년, 롯데는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눈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지난 4년간 롯데의 포스트시즌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2008년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를 맞이한 롯데는 4위로 올라온 삼성에 스윕을 당하며 가을야구를 접었다. 2009년에는 4위로 준플레이오프를 맞이했으나 1차전을 잡은 뒤 2~4차전을 연이어 내줘 플레이오프행이 좌절됐다. 2010년에도 4위로 준플레이오프를 치렀으나 이번엔 1~2차전을 모두 잡은 뒤 3~5차전서 역스윕을 당했다. 2009년과 2010년 롯데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등식을 깼다.
양승호 감독이 부임한 2011년엔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그토록 바라던 플레이오프 직행. 하지만, SK에 접전 끝 2승 3패로 무릎을 꿇었다. 4년 연속 시리즈 승리를 쟁취하지 못했다. 올 시즌엔 다시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상대는 2009년과 2010년에 연이어 역스윕을 안겨준 두산이 유력하다. 27일 부산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양승호 감독은 “이젠 준플레이오프에 대비한 경기를 해야 한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곧이어 만난 홍성흔은 “한번이라도 시리즈를 이겨봤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홍성흔은 가을야구가 무엇인지 잘 안다. 2001년 두산에서 우승을 했던 경험이 있다. 홍성흔 역시 포스트시즌은 경험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롯데엔 홍성흔과 강영식 정도를 제외하곤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가 거의 없었다. 그는 “올해는 우승 경험이 많은 정대현, 이승호가 들어왔으니 다르겠지”라고 했다.
홍성흔은 과거를 회상했다. “2010년에 잠실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기고 사직으로 돌아왔다. 분위기가 하늘을 찔렀다. 그런데 3~4차전서 모두 졌다. 서울로 다시 올라가는 버스 안의 분위기가 싸늘했다. 5차전을 시작하기도 전에 분위기가 두산에 70%는 넘어가 있더라.” 이어 “최근 몇 년간 계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방법은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아직 포스트시즌에서는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그 고비를 뛰어넘어야 한다. 한번이라도 이겨보면 달라질 텐데”라고 안타까워 했다.
포스트시즌은 분위기 싸움이다. 그러나 현재 롯데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최근 10경기 1승 1무 8패. 시즌 막판 주전 타자들과 에이스가 연이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더더욱 분위기가 처졌다. 타선은 여전히 활발하지 못하고 불펜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잔여경기서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꾼 다음 준플레이오프에 나설 필요가 있다. 27일 경기서는 수비도 몇차례 흔들리며 승기를 넘겨줬다.
요즘 롯데는 경기를 치르면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걸 느끼고 있다. SK 김강민과의 홈 충돌 뒤 두통과 허리 부상을 호소해 입원한 뒤 27일 대타로 복귀한 강민호는 아직 제 컨디션과는 거리가 있다. 양 감독에 따르면 자신의 타구에 얼굴을 맞아 수술을 한 박종윤은 좀 더 차도를 지켜봐야 한다. 준플레이오프서 주전 1루수로 나선다는 보장은 없다. 발가락을 다친 에이스 쉐인 유먼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등판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정규시즌 최종전인 10월 5~6일 인천 SK전서 1군 등록을 해서 불펜 기용을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는 작은 아버지 장례식 참석으로 미국에 있다. 컨디션 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여기에 최근 마무리 김사율의 부진으로 포스트시즌 불펜 운용에도 비상이 걸렸다.
호재는 거의 없고, 걱정거리만 가득한 롯데다. 고참 홍성흔의 바람도 간절하다. 롯데의 2012년 가을야구는 어떤 모습일까.
[홍성흔, 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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