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김사율이 살아나야 한다.”
롯데는 최근 7연패를 당한 데 이어 2연패까지 더해져 4위로 추락했다. 이제 슬슬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상황이다. 최근 줄부상을 입은 야수 대부분은 다행스럽게도 준플레이오프부터 나설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불펜이다. 롯데는 28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3.44로 2위다. 그 중심엔 마무리 김사율, 옆구리 김성배-정대현, 우완 최대성, 좌완 강영식-이명우의 탄탄한 조합을 과시한 불펜이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불펜이 롯데의 가을야구 키를 쥐고 있다.
▲ PS, 김사율-정대현 더블스토퍼로 간다
양승호 감독은 27일 부산 삼성전을 앞두고 “김사율과 정대현 더블스토퍼 체제로 간다”라고 말했다. 최근 김사율은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14일 KIA와의 더블헤더 2차전서 ⅓이닝 2실점한 데 이어 24일 대구 삼성전서는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2피안타 1실점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양 감독은 “요즘 사율이의 볼 끝이 좋지 않다”라고 걱정했다.
롯데는 좌, 우, 사이드암의 다양한 조합을 바탕으로 한 경기 중반 적절한 교체로 재미를 많이 봤다. 하지만, 최후의 보루인 마무리가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전체적인 불펜 짜임새가 떨어졌다. 양 감독은 “정대현을 마무리로 쓰겠다”라고 했다. 좋은 대안이다. 경희대 시절부터 대표팀에서 뛴 정대현은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은 베테랑 투수다. SK 시절에도 박빙 승부서 수차례 팀을 구해낸 경험이 있다. 최근 페이스도 좋다. 롯데 불펜의 약점을 메워줄 수 있는 카드다.
양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 불펜 투수들이 정규시즌에는 잘해줬지만,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 대현이는 경험이 많으니까 마무리로 써도 된다”라고 했다. 물론, 김사율도 계속 마무리로 쓴다. 기 살려 주기다. 33세이브를 기록 중인 김사율은 올 시즌 놀랄만한 활약을 보여줬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이라고 해서 갑자기 그를 중간 불펜으로 강등할 경우 김사율의 사기가 꺾일 수 있다.
▲ PS 6~7회 1차 위기 극복 방안은
더블 스토퍼 구성, 이걸로 롯데의 포스트시즌 불펜 고민이 끝나지 않는다. 정대현을 마무리로 대기시키면 경기 중반, 즉 6~7회에 찾아오는 위기를 막아낼 셋업맨 역할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물론 이제까지 최대성과 김성배가 잘해줬다. 하지만, 정대현이 그때 투입되는 것과 투입되지 않는 건 차이가 있다. 양 감독은 “대성이와 성배가 좋은 공을 갖고 있지만,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라고 걱정했다.
포스트시즌은 매 순간이 승부처다. 승부처를 지배하지 못하는 팀은 분위기를 내준다. 분위기를 잡는 팀이 계속 기세를 이어가면 결국 경기를 내주고, 그게 다음경기로 이어질 수 있다. 133경기, 큰 호흡으로 승부하는 정규시즌서는 설령 1경기를 내주더라도 분위기를 회복할 여력이 있지만, 포스트시즌은 그렇지 않다. 한 순간이라도 분위기를 내주면 그대로 한해 농사 결과에 직결된다. 9회 등판할 더블 스토퍼가 있더라도 6~7회에서 무너지면 큰 의미가 없다.
사실 롯데로선 포스트시즌서 정대현이 셋업맨을 맡으면서 최대성과 김성배가 도와주는 모양새가 가장 안정적이다. 마무리는 김사율이 해줘야 깔끔하다. 하지만, 정대현이 마무리로 가면 결국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나머지 불펜투수들이 위기를 감당해야 한다. 양 감독은 “그래도 대성이와 성배를 믿는다. 1차적인 위기를 잘 막아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했다.
▲ 키는 김사율이 쥐었다
양 감독은 “결국 김사율이 살아나야 한다”라고 했다. 김사율이 마무리로 나와서 예전의 구위를 보여주면 정대현을 상황에 따라 마무리로 활용할 수도, 중간 불펜으로 기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은 김사율이 포스트시즌서 무너질 경우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양 감독은 “남은 정규시즌 경기에 불펜 운용을 다양하게 가져가볼 생각이다”라고 했다.
양 감독은 김사율에 대한 믿음을 거둬들이지 않았다. “사율이가 5~6월에도 한번 부진했었다. 그때 열흘정도 쉬게 하니까 다시 구위가 살아나더라”며 “이번에도 좀 휴식을 주면 구위가 살아날 것이다”라고 했다. 결국 포스트시즌 롯데 불펜 키 플레이어는 마무리 김사율이다.
[김사율, 정대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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