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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장동건이 영화 '위험한 관계'를 통해 마성의 옴므파탈로 변신했다.
장동건은 그동안 '해안선', '태극기 휘날리며', '마이웨이' 등에서 남성적인 역할을 주로 맡아 왔다. 이런 그가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김하늘과 멜로 연기를 선보이더니 '위험한 관계'에서는 장쯔이, 장백지와 치명적인 삼각관계를 그리며 지난 2000년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 이후 12년 만에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이 돼 나타났다.
장동건은 "이 영화를 '신사의 품격'보다 먼저 촬영했다. 영화 '마이웨이'를 끝내고 나서 대중이 나에게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둘째 치고, 내가 나를 바라보는 느낌도 싫증나 있었다. 새로운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던 차에 이 작품을 만나게 됐다"며 "'친구'라는 영화 시나리오를 처음 만났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대중이 기대하지 않는 나의 모습을 연기할 때의 쾌감이 있다. 그런 점이 끌렸다. 막연히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캐릭터도 머릿속에 그려졌다. 더군다나 허진호 감독이 연출해 섬세한 연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위험한 관계'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서 장동건은 능숙한 중국어를 선보인다. 장백지와 장쯔이가 놀랐을 정도라는 후문. 중국 개봉작에선 성우가 장동건의 목소리를 대신하지만, 국내팬은 매력적인 장동건의 목소리로 연기하는 셰이판 역을 만날 수 있다.
그는 "'무극' 때 (중국어로 연기) 한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중국어 연기가 그 때보다 낯설음이 덜했다"며 "대사량도 이번이 훨씬 많았다. 열심히 해 오면 아침에 대사가 바뀌기도 했다. 굉장히 집중했던 것 같다. 이 영화를 시작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중국어로 연기해야 된다고 했으면 섣불리 덤비지 못했을 것 같다"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장동건은 이번 영화에서 단아하고 정숙한 미망인 뚜펀위와 관능적인 팜므파탈 모지에위와 삼각관계를 형성, 뚜펀위 역의 장쯔이와 모지에위 역의 장백지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둘의 역이 바뀐 줄 알았다. 잘못 들은 줄 알았는데 맞다고 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쯔이씨는 현장에서 철두철미하고, 자기 작품을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배우다. 필모그래피에 허점을 남기기 싫어한다. 작품에 자기 자존심을 건다. 대단하고 저런 점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백지에 대해서는"돌이켜 보니 한 여배우와 두 작품을 했던 적이 없다"고 떠올리며 "그 때(두 사람은 영화 '무극'에서 호흡을 맞췄다)만 해도 어린 느낌이 있었는데 세월이 어느 정도 흐른 것도 있고, 세월에 비해 너무 많은 일을 겪어서인지 오랜만에 만났을 때 처연한 느낌이 있었다. 이제 여유가 생겨서 깊어진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장동건은 두 여배우가 실제 캐릭터들과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는 두 사람의 배역이 뒤바뀐 건 아닐까 생각했지만 작업 후엔 제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
그는 "캐릭터랑 비슷한 것 같다"며 "처음 캐스팅 얘길 들었을 때의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지금은 안 든다. 실제 장쯔이씨는 평소에도 화려한 것에 별로 관심이 없고 소탈하다. 현장에 다닐 때도 그런 모습인 것 같다. 장백지씨 같은 경우는 화려함이 있다. 그런 점들은 비슷한 것 같다"고 전했다.
장동건이 '위험한 관계'를 통해 여배우들과 친분을 쌓았다면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통해서는 비슷한 연령대 남자 친구들과 돈독한 우정을 쌓았다.
장동건은 "기존부터 알던 친구들이지만 드라마를 같이 하며 진짜 좋은 친구가 됐다. 나이 들어 그런 친구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40대가 넘어서 친해진 친구다 보니 좀 남다른 것 같다. 평생 함께할 친구들인 것 같다. 어렸을 때 알았던 친구들처럼 편하게 할 수 있는 친구는 아니지만 지킬 건 지켜가면서, 예의를 지키면서 함께 가는 친구 관계도 좋은 것 같다"며 "좋은 친구들이 생긴 건 큰 수확이다"고 말했다.
한편 장동건이 상하이를 뒤흔든 최고의 플레이보이 셰이판 역으로 출연한 '위험한 관계'는 오는 11일 국내 개봉된다. 개봉에 앞서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갈라프레젠테이션 레드 카펫, 관객과의 대화, 오픈 토크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배우 장동건.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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