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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아름다운 그대에게'가 우정과 사랑을 진정성있게 담아내며 부진한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존재의 필요성을 입증했다.
4일 밤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최종회에서는 재희(설리)가 미국으로 떠나며 태준(최민호)과 이별하는 듯 했지만 높이뛰기 대회 후 다시 만나 감격적인 포옹을 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8월 첫방송된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평균 시청률 5%(이하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 이하의 저조한 기록을 남기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한류 열풍이 한창인 최근 유명 아이돌 그룹 f(x) 멤버 설리와 샤이니의 민호를 내세우고도 부진을 면치 못한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단편적으로 동시간대 경쟁작들의 상대적 우월성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만 지난달 6일 종영까지 동시간대 1위를 유지한 KBS 2TV '각시탈'은 차치하더라도 후속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와 MBC '아랑사또전'이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자체 경쟁력마저 종식시킬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일반적으로 봤을 때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신선한 주제로 무장해있지만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느 학원물, 청춘 드라마가 그렇듯이 드라마 속에 나오는 인물조차도 너무 잘생겨 비현실적이다. 또 스토리의 개연성이 부족해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어떻게 보면 꽃미남들의 대거 등장과 만화같은 설정은 청춘 드라마만의 특권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점들이 왜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으로 다가갔을까. 그 이유는 최근 달라진 드라마 시청 행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볼 때 가장 중점적으로 여기는 것은 연기력, 그리고 짜임새있는 극 전개다. 한마디로 실감나게 재밌어야 한다.
단적인 예로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전작만 봐도 사이버 수사극을 다룬 신선한 소재에 탤런트 신효정의 죽음 등 사회 현안을 담은 '유령'이었다. '추적자 THE CHASER' 역시 뛰어난 연기력과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진정한 모습, 딸을 위해 모든 것을 내놓을 수 있는 아버지의 모습 등을 통해 속칭 '톱스타'없이 드라마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다.
물론 '아름다운 그대에게'와 무거운 사회현실을 반영한 드라마의 비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연기력 논란과 속히 오글거리는 극 전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실패한 작품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옳지 않다. 남장여자가 좋아하는 사람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남고에 위장전학한다는 내용은 자극적이었지만 드라마는 이를 풋풋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 특히 설리와 민호 등 청춘 스타들의 연기력 논란은 우려한 만큼 제기되지 않았다. 특히 설리는 아역 배우 출신임이 다시 회자될 만큼 자신의 배역을 잘 소화했다.
또 시청률은 낮았지만 인터넷 SNS가 활성화되어 있고 모바일을 통해 TV를 보는 요즘 시대에 젊은 시청층을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시청률은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TV 방송 시청 외 모든 시청수단을 종합해 분석한 CJ E&M 시청률에 따르면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전체 순위 10위안에 들어가 있다.
또한 일본의 한 방송사는 독도 분쟁으로 반한류 감정이 증폭되고 있는 최근 '아름다운 그대에게'와 고액의 판권 계약을 진행 중이다. SBS 드라마국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장근석, 윤아가 주연을 맡았던 '사랑비'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판권 계약이 임박해있다.
'아름다운 그대에게'에 쏟아진 비현실적이었다는 비판은 반대로 생각하면 신선했다고 인식할 수도 있다. 시청률이 얼마가 됐든 우리 드라마계에 수준높은 학원물을 제공하기 위한 발판이 된 것만은 확실하다.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도전은 필요한 것이었고 이 드라마의 존재는 향후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아름다운 그대에게'에서 열연한 설리(맨위 사진 왼쪽)-최민호.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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