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과 롯데가 준플레이오프 엔트리를 발표했다. 26인 엔트리 중 투수는 똑같이 11명이다. 두 팀은 투수 11명을 상반된 방식으로 기용할 방침이다. 100% 확실하진 않지만, 두산은 4선발, 롯데는 3선발 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불펜 운용의 기조도 달라질 전망이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7일 미디어데이에서 선발투수들을 확실하게 밝히지 않았다. 1차전 선발 니퍼트를 비롯해 이용찬, 노경은, 김선우가 순서만 달리해 차례로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롯데 양승호 감독은 “우린 선발을 3명으로 가져갈 계획이다. 송승준, 유먼, 사도스키에 고원준을 선발 혹은 롱릴리프로 기용할 수 있다”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 두산은 4선발, 롯데는 3선발?
단기전은 전통적으로 똘똘한 선발투수 3명만 있으면 됐다. 1선발이 1차전에 나오면 이동일 하루 포함 3일 쉬고 4차전에 등판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조금씩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구위가 싱싱한 4선발을 투입해 4일만에 다시 나온 지친 에이스와의 선발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전략이다. 지난 2007년 한국시리즈서 SK가 신인 김광현을 4선발로 투입해 4일만에 다시 나온 두산 다니엘 리오스와의 선발 맞대결서 판정승한 게 좋은 예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는 최대 5차전까지 치른다. 단기전 속에서도 장기전의 요소를 갖고 있다. 1~2차전만큼 4~5차전이 중요하다. 더구나 전력이 엇비슷한 두산과 롯데의 이번 준플레이오프도 3차전서 끝나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4차전서 흐름을 잡는 게 중요하다. 선발진이 확고한 두산은 4선발 체제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올 시즌 김선우는 롯데전서 1패 평균자책점 4.32로 다소 부진했다. 니퍼트, 이용찬, 노경은에 비해 그렇다. 그래도 관록은 무시할 수 없다. 김선우는 과거 포스트시즌서 구원 등판하기도 했으나 선발 스타일에 가깝다.
롯데는 필요에 의해, 혹은 전략에 의해 3선발 체제로 간다. 어깨에 건초염이 있는 이용훈이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빠졌다. 1차전 선발 송승준에 이어 쉐인 유먼과 라이언 사도스키를 넣으면 뒤엔 고원준만이 남는다. 그러나 고원준은 올 시즌 다소 부진했다. 시즌 막판 구위가 살아났으나 한 경기를 확실히 맡기는 것보다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구원 투입하는 게 낫다. 지난해 이적 후 선발과 구원을 오갔던 경험도 있다. 갑작스럽게 구원으로 돌린다고 해서 컨디션이 나빠질 스타일은 아니다.
▲ 롯데의 불펜 피로도, 두산의 롱릴리프
롯데 불펜은 3선발 체제 속에서 확실히 바빠질 전망이다. 롯데는 정규시즌에도 잦은 불펜 투수 투입으로 상대의 예봉을 꺾는 전략에 익숙했다. 롯데 불펜은 고원준과 이승호라는 확실한 스윙맨이 있다. 여기에 김성배, 정대현의 사이드암, 최대성의 우완 정통파, 이명우, 강영식의 좌완 원포인트 등 유형별 역할 분담이 톱니바퀴처럼 맞아들어가야 한다.
정규시즌서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정대현과 이승호를 제외하면 여전히 큰 경기를 겪어본 불펜 투수가 적다는 게 약점이다. 시즌 막판 김사율의 구위 난조도 불안하다. 양승호 감독은 김사율이 흔들릴 경우 정대현을 마무리로도 활용을 하겠다고 했지만, 불안한 구석은 여전하다. 또한, 1~3선발이 조기에 무너질 경우 불펜진의 연투에 의한 3~4차전 이후 피로도가 또 다른 숙제가 될 수 있다.
두산은 기본적으로 니퍼트, 이용찬, 노경은이 길게 이닝을 끌고 갈 능력이 있다. 김선우도 선발로 투입된다면 더더욱 불펜 투수들의 부담은 적어질 것이다. 두산은 선발투수들을 최대한 오래 끌고 갈 것이다. 다만 이들이 조기에 무너질 경우 흐름을 잡아줄 롱릴리프, 즉 조커가 필요하다.
현재로선 마땅치 않다. 김승회가 적격이지만, 올 시즌 구원 5경기서 평균자책점 14.29로 좋지 않았다. 선발 경험이 있는 홍상삼은 올 시즌 완전히 구원으로 돌았다. 이런 점에서 두산은 경험이 풍부한 김선우를 4선발이 아닌 롱릴리프로 투입할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또한, 롯데에 비해 사이드암과 좌완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것도 걸리는 대목이다. 선발이 오래버티지 못하면 마운드 운용에서 애를 먹을 수 있다. 선발이 오래버틴 뒤 마무리 스캇 프록터가 경기를 끝내는 게 이상적이다.
4선발과 3선발의 충돌이다. 그에 따라 전체적인 마운드 운용 자체가 상반될 수 있기에 나머지 투수들의 활용방안이 주목된다. 플레이오프행의 열쇠다.
[김선우-고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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