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롯데의 내야수비, 여전히 2% 부족했다.
롯데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하지만, 웃을일만 있는 건 아니다. 롯데는 이날 실책을 무려 4개나 범했다. 이는 2001년 10월 8일 두산이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두산이 범한 한 경기 최다 실책 4개와 타이 기록이다. 특히 5회엔 3개의 실책을 연이어 범하며 포스트시즌 한 이닝에 나온 최다 실책과 타이 기록을 세웠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2번째, 포스트시즌 전체로 보면 6번째다.
경기 초반부터 수비가 불안했다. 1회 송승준이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좌중간 안타를 내준 뒤 오재원에게 기습번트를 내줘 무사 1,2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황재균이 약간 늦게 대시를 한 탓에 펌블이 나왔다. 기록은 안타였지만, 사실 실책성 수비였다. 그나마 황재균은 이후 1사 2,3루 상황에서 윤석민의 3루 땅볼 때 3루주자 이종욱을 재빨리 런다운에 걸리게 한 뒤 타자주자 윤석민을 2루까지 보내주지 않았다.
3-0으로 앞선 4회엔 첫 실책이 기록됐다. 1사 1루 상황. 오재일의 1루 땅볼이 롯데 1루수 박종윤의 왼팔에 맞고 파울 지역으로 튀었다. 바운드가 크고 빨라 처리하기 쉽지 않은 타구였다. 박종윤은 다행히 추가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여기서 송승준은 이원석에게 2루수 병살타를 유도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실책이었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송승준의 투구수가 약간 늘어났지만, 후속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5회엔 실책 3개가 나오며 재앙이 됐다. 선두타자 임재철의 평범한 2루 땅볼 타구를 2루수 조성환이 주춤거리다 놓쳐 실책을 범했다. 이어 후속 양의지 타석 때 볼카운트 2S1B에서 송승준이 투수판에서 발을 완전히 빼지 않고 옆으로 뺀 상황에서 1루 견제 동작을 취하다 위투가 돼 보크를 선언받았다. 실책은 아니었지만, 결국 무사 2루 상황에서 양의지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1점을 내줬다.
송승준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 상황. 점수 차도 2점 차로 좁혀진 1사 1루. 롯데는 수비수들이 좀 더 송승준을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또 다시 조성환이 실책을 범했다. 송승준이 김재호를 3루 땅볼 유도했다. 3루수 황재균의 송구를 2루수 조성환이 잘 받아 1루주자를 2루에서 베이스 태크 아웃 처리했으나 공을 빼는 과정에서 손에서 다소 빠졌다. 더블플레이가 유력했으나 1루에 악송구를 범했다. 1사 주자 2루, 결국 희생번트를 내주는 모양새가 됐다. 이에 흔들린 송승준은 이종욱에게 좌익선상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계속해서 2사 1,2루 상황. 또 한번 믿기 어려운 장면이 나왔다. 이번엔 송승준 본인의 실책이었다. 윤석민을 상대로 볼카운트 1B1S에서 1루 커버를 채 들어오지 못한 1루수 박종윤에게 견제구를 던져 공이 외야로 빠져나갔다. 2루주자 이종욱이 홈을 밟았다. 이어 3구째에 곧바로 윤석민이 중전안타를 뽑아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롯데는 흔들리던 송승준을 뺀 데 이어 조성환마저 교체했다. 이어 불펜진을 총동원해 추격에 나섰다. 8회 박준서의 동점포가 터졌고 10회 결승점을 뽑아내면서 극적인 재역전승을 따냈다. 조기 불펜 투입도 결과적으론 성공으로 귀결됐다.
하지만, 아직도 수비가 2% 부족하다. 정규시즌서도 83개의 실책으로 최다 3위였다. 예전보다 많이 좋아지긴 했으나 롯데의 가을야구 성패는 역시 수비가 쥐고 있다는 게 여실히 확인됐다. 당장 2차전서도 수비가 비상이다.
[조성환,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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