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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김세호 기자] 구관이 명관이었다.
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양 팀은 1번 타자로 각각 이종욱과 손아섭을 내세웠다.
이종욱은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김진욱 감독은 이종욱에게 여전한 믿음을 보이며 후반기 들어 그를 붙박이 1번 타자로 배치했다.
손아섭은 최다안타 타이틀을 위해 시즌 막바지 1번 타순에 배치됐고, 정규시즌 마지막 5경기에서 타율 .368로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여 준PO에서도 톱타자로 낙점됐다.
시즌 성적만 두고 보면 121경기 타율 .240, 39타점 57득점 21도루를 기록한 이종욱에 비해 손아섭이 132경기 타율 .314, 5홈런 58타점 61득점 10도루로 더욱 좋았다. 하지만 큰 무대이자 단기전인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는 '톱타자'의 관록을 갖춘 이종욱의 활약이 손아섭에 판정승을 거뒀다.
이종욱은 1회 첫 타석부터 좌중간 안타를 치고 나가 분위기를 살렸다. 비록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시즌 막바지 발목 부상을 입었던 이종욱의 몸상태에 대한 우려를 날려버린 한 방이었다.
이후 이종욱의 활약은 팀이 0-3으로 뒤진 5회말 눈부신 활약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은 5회 상대 실책과 투수 보크, 그리고 양의지의 중전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한 뒤 김재호의 3루수 땅볼 때 다시 2루수 실책으로 1사 2루가 됐다. 이때 이종욱은 깔끔한 좌측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롯데를 한 점차로 바짝 추격했다.
이후 그는 윤석민의 타석 때 투수의 견제 실책을 틈타 2루에서 홈까지 내달려 동점을 이루며 빠른 발까지 과시했다. 그리고 두산은 윤석민의 역전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종욱은 7회에도 무사 1루 타석에서 희생번트로 김재호를 2루로 보냈고, 이는 후속타자 오재원의 중전 적시타로 이어졌다. 이날 이종욱은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 활약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6회 수비 때는 좌중간에 떨어진 황재균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던져 잡아내는 호수비를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가 6-5로 재역전에 성공한 연장 10회 손아섭은 1사 2, 3루 찬스에서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때 타구를 잡는 과정에서 투수 김강률과 1루수 오재일의 충돌이 발생했고,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감강률이 1루에 악송구를 던져 주자가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손아섭은 희생타가 인정돼 1타점을 추가했지만 어느정도는 운이 작용한 결과였다. 손아섭은 그사이 3루까지 진루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은 실패했다. 이날 손아섭의 기록은 5타수 1안타 2타점.
이날 경기는 연장 접전 끝에 롯데가 8-5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8회 대타 박준서에게 뼈아픈 동점 투런포를 허용한 뒤 연장전 뒷심 부족으로 비록 고개를 숙였지만 이종욱의 완벽한 활약은 남은 시리즈에 기대를 잃지 않게 했다.
[이종욱(위)-손아섭.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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