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타율 .286 24홈런 91타점. '빅보이' 이대호(30·오릭스)의 일본 데뷔 첫 시즌은 그야말로 기대 이상이었다.
무엇보다 데뷔 첫 해에 개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는 것이 이대호를 빛나게 한다. 이대호는 타점 91개로 퍼시픽리그 타점왕에 등극했다.
전 리그를 통틀어 유일하게 100타점을 넘긴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 다음으로 이대호의 타점이 가장 많았다. 리그 2위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와의 격차는 무려 12개. 이대호의 활약상을 실감케하는 부분이다.
이대호가 '리그 1위'를 차지한 것은 타점 뿐만이 아니다.
이대호는 251루타로 리그에서 최다 루타를 기록한 선수였다. 안타 150개를 양산하며 홈런 24개, 2루타 25개, 3루타 2개를 곁들였다.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했으니 경기 출장수도 리그에서 단연 으뜸이었다. 퍼시픽리그에서 전 경기에 출장한 선수는 이대호와 에스테반 헤르만(세이부) 뿐이었다.
또한 이대호는 나카타 쇼(니혼햄)와 함께 가장 많이 타석에 들어선 선수였다. 601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출루율 .368로 리그 4위에 올랐다. 장타율은 .478로 리그 2위. 출루율과 장타율 둘 다 1위는 아니지만 이를 합산한 OPS는 .846로 리그에서 가장 높았다. 이쯤 되면 단순히 타점만 많은 선수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올해도 일본프로야구는 극심한 투고타저 시즌이었다. 퍼시픽리그에는 3할 타자가 단 5명에 불과했다. 이대호의 타율 .286가 '고타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이대호의 타격 순위는 9위로 '톱10'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득점권에서 이대호의 타율은 어땠을까. 오히려 더 높았다. 득점권 타율 .320으로 리그 4위에 올랐고 홈런 5방을 터뜨리며 타점 61개를 수확했다.
'리그 최고 타자' 이대호의 기록은 꾸준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2안타 이상을 때렸을 때 '멀티히트'를 기록하게 되는데 이대호는 37경기에서 멀티히트를 양산하며 리그 공동 7위에 랭크됐다. '맹타상'에 해당하는 3안타 경기는 13경기로 리그 2위. 몰아치는 능력도 리그에서 톱클래스였다.
시즌 최다 연속 기록을 봐도 알 수 있다. 13경기 연속 안타, 19경기 연속 출루로 꾸준함을 증명한 그는 연속 무안타 경기가 3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슬럼프에 빠질 확률이 극히 낮은 선수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보통 우타자와는 달리 이대호는 우투수에게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우투수를 상대로 타율 .305 홈런 14개를 터뜨렸고 좌완투수가 나왔을 때는 타율 .244 홈런 10개로 정확성에서 차이가 있었다.
홈에서나 원정에서나 이대호의 홈런, 타점 생산 능력은 비슷했다. 홈에서 타율 .271 12홈런 47타점을 올린 이대호는 원정에서 타율 .300 12홈런 44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호가 가장 강한 면모를 보인 팀은 리그 우승을 달성한 니혼햄이었다. 타율 .337 5홈런 19타점을 니혼햄전에서 수확했다. 반면 가장 약한 팀은 라쿠텐이었다. 라쿠텐전 성적은 타율 .225 4홈런 9타점.
이대호의 기록을 보면서 가장 믿을 수 없는 사실은 이러한 기록을 남긴 타자의 소속팀 성적이 57승 77패 10무(승률 .425)로 리그 최하위였다는 것이다.
[이대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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