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정작 해줘야 할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롯데 자이언츠는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에서 원정 2연승 뒤 2-7 홈경기 패배로 한껏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
1, 2차전에서는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린 '미친 선수' 박준서와 용덕한이 있었지만 3차전에서는 예상 외의 깜짝 활약을 보여준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해 하는 말이다.
가을야구에서 소위 '미쳤다'는 표현은 평소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음을 의미한다는 데에 함정이 있다. 정작 해줘야 할 선수들이 제 몫을 했는가에 대해서는 무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상을 깨야 하는 '미친 선수'의 등장을 기대하는 것은 오히려 꼼수를 바라는 것과 같다. 양승호 감독은 "'미친 선수'가 또 나오기는 어렵다. 시즌 동안 잘 해줬던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줘야 진정한 강팀이다"라고 말하며 주축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들은 양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단적으로 팀의 투타 핵심전력인 선발투수와 중심타자들은 오히려 기대이하였기에 롯데는 2승1패의 우위를 점하고도 남은 시리즈를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예상을 깬 선수가 없었던 3차전이 그 결과였다. 4번 타자 홍성흔은 점수와 무관한 안타 하나를 쳤을 뿐이었고, 박종윤은 안타는 커녕 병살타로 흐름을 끊었다. 시리즈 3경기 모두를 놓고 봐도 홍성흔과 박종윤 모두 타점 없이 1득점만을 올린 것이 전부다.
2, 3차전 3번 타순에 배치된 손아섭은 3경기 타율 .167로 저조했다. 양승호 감독이 준플레이오프 키플레이어로 꼽았던 전준우는 타율 .111로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고참 조성환의 1차전 수비 실책과 3차전 주루 미숙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거기에 주전포수 강민호의 부상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있는 상황이다.
선발투수 역시 마찮가지. 누구도 팀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1차전 송승준은 5회 역전을 허용하며 4⅔이닝 4실점을 기록했고, ⅔이닝 만에 전완근 경직 증상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온 사도스키는 두산에 선제 3점을 내줬다. 유먼은 6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역시 1회 선제점을 내주고 0-1로 뒤진 상황에서 물러났다.
결국 롯데는 '미친 선수'가 아닌 '원래 해줘야 하는 선수'가 살아나는 것이 플레이오프 진출의 열쇠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량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들의 활약 없이 요행만을 바란다면 2010년 리버스스윕의 악몽이 되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 선수들이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두산에 패한 뒤 고개를 숙인채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