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김광현의 투구 결과에 따라 SK는 물론이고 롯데의 희비도 엇갈릴 수 있다.
SK 와이번스 이만수 감독은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1차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김광현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이에 맞서 롯데는 외국인 좌완 쉐인 유먼을 내세운다.
발표 이전까지 김광현을 1차전 선발투수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물론 김광현이 SK 자타공인 에이스이기는 하지만 여러가지 여건상 1차전에 내세우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 이만수 감독, "역시 SK하면 김광현이다"
김광현은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에도 순탄치 않았다. 승수는 8승으로 적지 않았지만 부상으로 몇 차례 전열에서 이탈했다. 구위 역시 한창 좋을 때 김광현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여기에 김광현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준플레이오프 1차전, 플레이오프 1차전과 5차전, 한국시리즈 4차전에 나서는 중책을 맡았지만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만수 감독의 선택은 김광현이었다. 이 감독은 15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김광현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SK 첫 번째 경기 선발투수로 낙점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 감독은 "작년(포스트시즌)에 비해서 어깨 상태나 컨디션 모두 더 좋다"라고 설명한 뒤 이어 "SK하면 김광현이다. 작년보다 모든 면에서 낫기 때문에 성준 코치와 상의한 결과 그렇게 정했다. 성준 코치는 다른 투수를 제안했지만 내가 강력히 밀었다"고 에이스의 상징성도 감안했음을 드러냈다.
▲ 김광현 등판 결과에 따라 양 팀 희비는 '극과 극'
당초 예상은 SK에서 1차전 선발로 윤희상 혹은 송은범을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윤희상은 올시즌 풀타임을 소화하며 SK 유일의 10승 투수가 됐으며 구위와 제구 역시 SK 선발진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평가 받았다. 송은범도 강력한 구위와 함께 포스트시즌에서의 풍부한 경험이 강점이었다. 무엇보다 롯데 타선이 좌타자가 아닌 우타자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반면 김광현은 올시즌 상대전적은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피안타율 역시 우타자에게 .307로 좌타자를 상대로 기록한 .245보다 훨씬 높았다.
결국 이만수 감독의 김광현 승부수에 따라 시리즈 향방도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만약 SK가 김광현을 내세워 1차전을 승리할 경우 시리즈 분위기는 급격히 SK쪽으로 흐른다. 롯데에는 라이언 사도스키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믿을만한 선발이 유먼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승호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 "중간계투들을 연이어 투입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롯데는 선발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만약 유먼을 내세운 경기에서 패할 경우 롯데는 커다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비해 SK는 김광현 이후에도 윤희상, 송은범, 마리오 산티아고 등 수준급 선발이 연이어 대기하고 있다.
김광현은 데뷔 이후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선보였다. 스타로 떠오른 것도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다니엘 리오스를 꺾으면서였다. 이후에도 올림픽, 한국시리즈 등 큰 경기에서 호투를 이어갔다.
물론 2007년 이후 몇 년간 선보였던 김광현의 압도적인 모습을 1차전에서 보기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SK에는 박희수, 정우람을 필두로 선발진을 든든히 보좌하는 불펜진이 있다. 김광현이 짧은 이닝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 것이다.
김광현의 1차전 투구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이제 양 팀 1차전, 더 나아가 시리즈의 운명은 김광현이 쥐게 됐다.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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