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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월드시리즈(이하 WS) 우승을 놓고 각축을 벌일 4개 팀이 정해지면서 시리즈 예상 대진의 조합도 4개로 좁혀지게 됐다.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십시리즈(CS)에서 2연패로 수세에 몰린 뉴욕 양키스가 기적적인 역전을 해낼 경우 양대 리그 최다 우승팀인 양키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혹은 전통의 뉴욕 라이벌인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브루클린 다저스와 함께 1958년에 뉴욕에서 캘리포니아로 연고 이전)의 WS맞대결이 발생한다.
반대로 큰 이변 없이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승리한다면 세인트루이스와 6년 만에 만나거나 자이언츠와 처음으로 WS에서 격돌하게 된다. 내셔널리그(이하 NL) CS에서는 카디널스가 1승을 먼저 챙겨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이야기 거리가 많이 생기려면 역시 양키스와 자이언츠가 만나는 것이 좋다. 두 팀은 다저스가 브루클린에 연고를 두고 있던 1958년 이전까지 다저스와 함께 뉴욕 지역에서 3파전을 벌이며 저마다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1950년에 전성기를 누리며 이 팀들의 중견수를 맡았던 미키 맨틀(양키스), 윌리 메이스(자이언츠), 듀크 스나이더(다저스)의 자존심 싸움도 볼만했다. 마치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을 주름잡은 AL 유격수 3인방(알렉스 로드리게스, 노마 가르시아파라, 데릭 지터)의 대결구도와도 비슷했다.
양대 리그의 명문답게 둘은 WS에서도 자주 만났다. 1921년에 처음 맞붙어 자이언츠가 5승 3패(1921년까지는 5선승제)로 승리를 거뒀고, 자이언츠는 이듬해에도 4승 무패로 양키스를 압도했다. 하지만 그 다음해인 1923년에는 양키스가 4승 2패로 반격했다. 3년 연속 WS에서 맞붙은 두 팀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라이벌로 떠올랐다. 30년대 두 번의 대결(1936, 1937)에서는 양키스가 각각 4승 2패,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양키스가 1949년부터 1953년까지 5년 연속 WS를 재패했을 때도 자이언츠는 한 차례(1951) 들러리가 되어 주었다. 하지만 양키스의 6년 연속 우승 시도는 좌절됐다. 양키스의 5연패 끝에 새롭게 왕좌를 차지한 것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꺾은 양키스의 앙숙 자이언츠였다. 양키스는 6연패 실패와 함께 자이언츠가 챔피언에 오르는 것을 바라봐야만 했다.
자이언츠가 샌프란시스코로 연고지를 옮긴 뒤에 벌어진 양 팀의 유일한 WS는 1962년에 있었다. 양키스는 이 시리즈에서도 4승 3패로 승리하며 우위를 재확인했다. 두 팀이 올해 정상을 놓고 격돌한다면 자이언츠로서는 50년 만에 갖는 설욕의 기회이기도 하다.
1926년에 세인트루이스는 양키스를 맞아 혈투 끝에 4승 3패로 승리했다. 각각 11회와 27회로 양대 리그에서 가장 WS 우승을 많이 경험한 두 팀의 첫 WS 맞대결이었다.
첫 대결에서 패한 양키스는 2년 뒤에 4승 무패로 복수했고, 1942년과 1943년에는 세인트루이스와 양키스가 차례로 한 번씩 우승을 나눠가졌다. 마지막 대결이던 1964년에는 에이스 밥 깁슨을 앞세운 세인트루이스가 7차전 끝에 승자가 됐다. 5번 대결해서 3번을 졌다는 점이 AL의 절대강자 양키스로서는 자존심 상할 일이다.
디트로이트와 세인트루이스는 6년 전인 2006년에 마지막으로 붙었다. 7차전의 명수인 세인트루이스는 디트로이트와의 첫 WS였던 1934년에도 4승 3패로 우승했다. 반대로 1968년에는 디트로이트가 4승 3패로 패권을 가져갔다.
최근 대결인 2006년에는 세인트루이스가 4승 1패로 비교적 쉽게 승리했다. 시리즈 MVP 데이빗 엑스타인의 투혼과 신예 애덤 웨인라이트의 호투가 빛났던 시리즈였다. 세인트루이스는 올해 챔피언십시리즈에 오른 네 팀 가운데 유일하게 잠재적 파트너들을 WS 상대전적에서 모두 앞서고 있다. ALCS 2경기에서 2승을 먼저 따낸 디트로이트는 균형 잡힌 전력으로 복수를 노린다.
설령 디트로이트가 올라가 세인트루이스를 만나지 못하게 되더라도 충분히 흥미 있는 매치업이 성사된다. WS에서 디트로이트와 샌프란시스코의 만남은 처음이다. 적어도 두 팀의 WS 맞대결 역사는 올해가 시작점이 된다. 훗날 두 팀의 대결은 미겔 카브레라와 버스터 포지(각각 AL과 NL의 유력한 MVP 후보)의 싸움으로 기억될지 모른다.
[2011 WS 챔피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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