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란 테헤란 안경남 기자]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마쳤다. 분위기도 최상이다. 징크스는 깨지기 마련이다. 이번이 그 때인 것 같다. 이란과 승패를 꼭 내고 싶다” 지옥 앞에 선 최강희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한국은 17일 오전 1시30분(이하 한국시간)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을 상대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A조에서 2승1무(승점7점)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란은 1승1무1패(승점4점)로 카타르, 레바논과 2위 그룹을 형성하며 한국을 뒤 쫓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서 “한국과 이란 모두에게 중요한 경기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에겐 월드컵 8회 연속 본선 진출을 위한 최대 분수령인 셈이다.
▲ 한국 예상 베스트11
최강희 감독은 꼼수와는 거리가 멀다. 경기 당일 깜짝 카드가 없다. 예상 베스트11의 예측이 쉬운 이유다. 지난 달 치른 우즈베스탄과의 3차전도 그랬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2-3-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원톱에 박주영(셀타비고)이 서고 2선은 김보경(카디프시티), 손흥민(함부르크), 이청용(볼튼)이 유력하다. 중원에선 기성용(스완지시티), 박종우(부산)가 가동되고 수비는 오범석(수원), 곽태휘(울산), 정인환(인천), 윤석영(전남)이 발을 맞출 전망이다. 골키퍼는 정성룡(수원)이다. 물론 당일 컨디션에 1~2곳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김신욱, 이근호(이상 울산), 김정우(전북)가 그 대상이다.
▲ 초반 흐름이 90분을 좌우한다
최강희 감독이 이란전을 앞두고 거듭 강조한 부분이다. 그는 “이란전은 초반 경기 양상이 90분 승부를 좌우할 수 있다. 초반 분위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란은 분명 강하게 나올 것이다. 우리도 물러설 생각은 없다. 적극적으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경기 초반은 압박과 압박의 승부가 될 공산이 크다. 어느 팀이 더 많이 뛰고, 공격과 수비의 간격을 콤팩트하게 유지하냐에 승패가 달렸다. 이 싸움의 승자가 90분을 지배할 수 있다.
▲ 우즈벡 원정의 교훈
지난 달 치른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도 최강희 감독은 “강하게 붙겠다”며 정면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측면은 한국이 생각한 것보다 빠르고 강했다. 반면 한국은 공격과 수비의 간격이 벌어지며 밸런스가 무너졌다. 결국 한국은 90분 내내 우즈베키스탄에 끌려 다녔고, 가까스로 비길 수 있었다. 이처럼 무조건 강하게 붙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이길 경우, 경기를 지배할 수 있지만 반대로 질 경우 멘붕에 빠질 수 있다. 더구나 이란전은 고지대라는 특수성까지 있다. 상대에 따른 적절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 이란 압박에서 탈출하는 법
그 때문일까? 최강희 감독은 훈련에서 4백 수비들의 측면 전환을 중점적으로 지시했다. 상대의 강한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선 수비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의미 없는 롱볼을 난발할 경우 상대에게 쉽게 공격권을 내줄 수 있다. 최강희 감독은 따로 4백 수비 4명씩, 총 8명을 불러 ‘탈압박’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란이 압박을 위해 전진하면 빠른 측면 전환을 통해 이란의 수비 뒷공간을 역이용 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강희 감독의 맞불작전은 이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섀도우 손흥민
경기 초반 상대의 압박에서 벗어나면, 이제는 공격을 감행해야 한다. 이번 이란 원정 공격의 핵심은 ‘섀도우’ 손흥민이다. 최강희 감독은 손흥민을 4-2-3-1 포메이션 중 ‘3’의 가운데 배치할 생각이다. 연습 경기서 손흥민은 미드필더 지역으로 자주 내려와 빌드업을 도왔다. 이때 공격진에 유기적인 포지션 체인지가 이뤄졌다. 손흥민이 후방으로 내려오면, 이청용으로 가운데로 이동했다. 그리고 최전방의 박주영은 측면으로 빠지며 상대 중앙 수비를 유인했고 그때, 그 공간을 손흥민이 파고들었다.
손흥민은 상대 수비에 공간이 확보될 때 위력을 발휘한다. 올 시즌 함부르크에서도 손흥민은 역습시 많은 골을 넣었다. 최강희 감독도 이란전서 손흥민의 그러한 움직임을 기대하고 있다. 박주영, 이청용, 김보경 등 축구지능이 뛰어난 선수들을 함께 배치한 것도 그 때문이다. 판 데르 파르트(네덜란드)는 없지만 조직적인 움직임을 통해 손흥민의 재능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의도다.
▲ 후반 조커는 울산 듀오?
모든 게 원하는 대로 흘러가든, 그렇지 않든 간에 90분 중 1~2번의 변화는 오기 마련이다. 한국도 그러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한국의 유력한 조커 카드는 ‘울산 듀오’ 김신욱과 이근호다. 손흥민이 ‘속도’라면 김신욱은 ‘힘’을 대표팀에 불어 넣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체력적으로 지친 후반 중반 이후 김신욱 카드는 유용하다. 활동량이 뛰어난 이근호도 마찬가지다. 또한 상황에 따라선 노련한 김정우가 손흥민 대신 투입돼 기성용, 박종우와 함께 중원을 구성할 수도 있다. 물론 예기치 못한 부상 변수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란전 예상 베스트11.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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