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2차전] 양승호 감독 “김사율, 중간에서 던져줘서 고마워”

[마이데일리 = 문학 김진성 기자] “세이브 2위였는데, 중간에서 나와서 고맙지.”

롯데 양승호 감독이 16일 플레이오프 1차전서 좋은 투구를 선보이지 못한 김사율을 감싸안았다. 양 감독은 17일 2차전을 앞두고 “사율이가 정규시즌 세이브 2위였다(실제 3위). 그런 투수를 포스트시즌서 마무리가 아니라 중간계투로 투입하는데 팀을 위해서 희생을 하는 것이다. 중간에서 던져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라고 했다.

마무리는 불펜 투수 중 가장 빛이 나는 보직이다. 하지만, 중간계투는 그렇지 않다. 시도 때도 없이 몸을 풀었다 쉬는 걸 반복해야 한다. 마무리는 상황에 따라 컨디션을 조절할 약간의 여력이 있지만, 중간계투에겐 사치다. 가장 고생하면서도 빛이 덜 나는 보직이 중간계투다. 하물며 리그 3위의 클로저로서 시즌 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가 시즌 후반 부진해 중간계투로 나오고 있는 현실에 상실감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김사율은 묵묵히 롯데를 위해 공을 던진다.

양 감독은 “최대성은 변화구가 요즘 안 좋아 직구 승부를 많이 하는데 그러다 이호준에게 한 방 맞을 게 우려됐다”라며 유인구 피칭에 능한 김사율을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그런 걸 떠나서 어제 사율이의 구위가 너무 안 좋더라. 그 상황에선 누구라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데 결과적으로 잘 안 됐다”라고 아쉬워했다.

오히려 양 감독은 “어젠 우리 투수들도 잘 던졌다. 오히려 공격이 잘 안 풀렸다”라고 했다. 양 감독은 17일 2차전서 강민호를 6번에, 박준서를 2번에 배치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이어 “상황에 따라서 (정)대현이를 앞당겨 쓸 수도 있다. 승부처라면 대현이를 중간에 쓰고 이후 사율이와 대성이를 쓸 수 있다. 어제도 2-1로 이기고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차전은 양 감독의 투수 교체와 타자들의 작전 수행 실패가 패인이 됐다. 하지만, 양 감독은 투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고, 타자들에겐 분위기를 전환시켜줬다. 롯데가 2차전서 반격에 나설 수 있을까.

[김사율. 사진 = 문학 곽경훈 기자. kph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