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용인 김진성 기자] “기본이 제일 중요하죠.”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는 변화가 많다. 수비자 3초룰이 폐지되면서 수비 전술이 단순해졌고, 반대로 공격에선 돌파가 어려워지는 대신 외곽슛 능력이 중요한 변수가 됐다. 또한, 공격리바운드 시 14초였던 공격제한시간이 24초로 환원됐다. 선수들이 룰 변화를 숙지 하고 있어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18일 용인체육관. 삼성생명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KB 정덕화 감독은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정 감독은 “룰 개정으로 수비에선 수월해진 면이 있다. 아무래도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보다 전술 이해 능력이 떨어지는 데 이젠 괜찮다”라고 했다.
정 감독은 올 시즌 KB도 기본을 얼마나 충실히 하느냐에 따라 농사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공을 잡은 뒤의 움직임, 리바운드 등이 그것이다. 정 감독은 “농구는 키 싸움이다. 골밑에서 외곽으로 나가는 패스를 쉽게 주면 안 된다”라며 “우리팀은 정선화가 잘 해주고 있다. 이제 요령도 생겼다”라고 했다. 바뀐 룰에서의 기본인 것이다.
여자농구는 유독 분위기와 흐름에 따라 경기력의 편차가 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감독은 이 역시 “기본의 문제”라며 “처음부터 흐름을 잡으려면 기본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본을 잘 하지 못하면 경기서 이길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정 감독의 지론에 따르면 이날 KB는 기본에 충실한,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실책도 적었고, 활발한 공격이 오갔다. 물 흐르는 듯한 패스 움직임에 의한 속공과 외곽슛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정 감독은 “전반전에는 냉정하지 못했다. 흥분했다. 수비를 20초 잘 해놓고 2~3초 방심해서 점수를 내줬다. 전반전 끝나고 선수들에게 냉정함을 찾자고 했는데 잘 해줬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정 감독은 “조직을 만들려고 했다. 큰 틀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라고 했다. 선수들이 허튼 짓을 잘 안 한다. 어느 플레이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조직적으로 잘 돌아가는 것 같다. 2년차 홍아란은 수비가 좋아 기용을 하고 있고, 정미란, 정선화 등도 전술 이해도가 한층 좋아졌다”라고 했다.
정 감독은 최근 몇 년간 거듭된 부상과 재활로 제 몫을 하지 못하다 올 시즌 KB로 이적한 정미란을 예로 들었다. “첫 경기를 했는데 예전 감각을 찾은 것 같다. 실수해도 좋으니까 자신있게 하라고 했다. 다른 선수와 몸을 부딪힐 때 부담을 덜어내면 된다”라고 했다. 정 감독이 이적생 정미란을 칭찬한 건 룰 변화에 따라 기본에 충실했음을 뜻한다. 정미란은 하나외환과의 개막전서 11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제몫을 했다. 이날도 8점을 올렸다.
기본에 충실한 KB는 결국 후반 대역전극 속 2연승을 내달렸다. 정 감독은 “신한은행과 KDB생명전서도 마찬가지다. 도전자의 입장으로 기본부터 강조하면 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KB의 올 시즌 키워드는 기본이다.
[정덕화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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