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결승타의 주인공 임에도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 밖에 없었다.
SK 와이번스의 박재상은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12 팔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5회 선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지만 잇단 번트 작전 실패로 아쉬움을 남겼다.
시작은 3회초 무사 1, 2루 찬스였다. 조동화의 좌전 안타와 정근우의 볼넷으로 위기를 맞은 롯데는 제구 난조를 보인 선발투수 진명호를 이정민으로 교체했다. 이때 타석에 든 박재상은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하지만 두 차례의 번트가 모두 파울이 되면서 결국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재상의 희생번트가 성공했다면 후속타자 정근우의 중견수 뜬공이 희생플라이로 이어져 선제점을 올릴 수도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후 SK는 이호준이 유격수 문규현의 실책으로 출루해 2사 만루를 이뤘지만 박정권이 중견수 뜬공에 그쳐 결국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박재상은 0-0 균형이 이어진 5회초 적시타를 터뜨려 이를 만회했다. 1사 후 정근우가 좌전 안타로 출루하자 강영식의 3구째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펜스 앞에 떨어진 2루타로 연결했다. 이때 정근우는 그대로 홈까지 파고들어 선제득점을 올렸고, 박재상의 안타는 이날의 결승타가 됐다.
박재상이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는 순간, 이때 정근우가 재치있는 주루플레이로 3루를 훔쳐 박재상을 다시 건져냈다. 리드 폭이 넓었던 정근우는 박재상의 번트 실패에 이어 포수 강민호가 2루로 견제구를 던지자 그대로 3루를 파고들었다. 결국 결과는 희생번트와 같았다. 박재상은 삼진에 그쳤지만 정근우는 최정의 좌중간 적시타로 추가 득점에 성공해 전화위복을 만들었다.
하지만 박재상은 9회에도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에 실패했다. 이날 팀 승리로 인해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작전 수행 능력이 중요한 테이블세터진에서 박재상의 잇단 작전 실패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결승타를 쳐내며 스스로 이를 만회했음에도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했기에 다음에도 심리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날 SK는 선발 마리오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계투진이 1실점으로 호투를 이어 2-1 승리를 지켜내고 플레이오프 전적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마지막 5차전에서 양팀은 더욱 치열한 작전으로 맞붙는다. 박재상의 번트실패는 자칫 SK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
[3회초 무사 1.2루 번트에 실패한 박재상(위)-번트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는 박재상.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