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한국시리즈라고 특별한 생각은 안 합니다.”
역시 돌부처였다. 경험이 없는 젊은 선수들은 팔 다리가 덜덜 떨린다는 한국시리즈. 하물며 이젠 프로 경력이 10년이 다 돼간다. 한국시리즈도 정규시즌과 똑 같은 마음으로 임한다는 게 오승환의 생각이다. 실제 그랬다. 24일 1차전서 1.1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25일 2차전을 앞두고 오승환을 만났다. “상대가 정규시즌 때와 나를 다르게 상대한다는 건 느끼지 못했다. 내 볼을 잘 던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예전 기억은 지운다. 부담 없이, 편하게, 하던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시리즈라고 특별한 생각을 하진 않는다. 한국시리즈라고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으면 더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라고 했다. 평정심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사실 오승환은 한국시리즈에 얽힌 추억이 많다. 이미 2005년과 2011년에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올해까지 MVP가 그의 차지가 된다면 역대 최초 한국시리즈 MVP 3회 선정 선수가 된다. 그는 “MVP가 되면 좋다. 하지만, 이번엔 타자들이 했으면 한다. 감독님이나 팬들은 내가 활약하는 것도 좋지만, 타자들이 뻥뻥 쳐줘서 시원하게 이기길 바란다”고 했다.
안 좋은 추억도 있다. 오승환은 2006년 한국시리즈서는 심광호에게 결정적인 홈런을 맞았다. 그 블론세이브로 삼성은 연장전서 겨우겨우 이긴 아찔한 기억이 있다. 2010년, 부상 재활을 마친 뒤에도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올라 볼넷을 주고 내려온 기억까지. 오승환의 한국시리즈는 일이 많았다. 그럼에도 이런 것 자체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공만 던진다고 하니 돌부처가 맞나 보다.
오승환은 “SK는 전력이 좋은 팀이다. 만만한 타자가 없다”면서도 “내 공 하나 하나에 생각을 하고 던져야 한다. 상대 타자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보단 그게 더 중요하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오승환의 평정심, 한국시리즈서도 이어질 기세다.
[오승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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