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김진성 기자] 부상 우려를 날린 복귀전이었다.
삼성 우완투수 미치 탈보트는 시즌 막판 부진했다. 구위가 시즌 초반만 못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9월 19일 대전 한화전서 4⅔이닝 6피안타 7볼넷 5실점, 9월 25일 대구 KIA전서 3⅔이닝 6피안타 4볼넷 5실점으로 연이어 조기강판 됐다. 이후 팔꿈치에 경미한 통증을 일으켜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2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탈보트는 거의 1달만에 실전 등판했다. 류중일 감독에 따르면 팔꿈치 통증을 날려버렸다고 한다. 그래도 이날 저녁 인천의 기온은 10~12도였다. 팔꿈치 통증이 있었던 투수의 추운 날씨 등판. 더구나 전날 3차전서 불펜이 무너지며 충격적으로 패배한 상황. 탈보트에겐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주변 환경에 몸이 움츠러들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탈보트가 한국시리즈서 4선발로 밀려난 건 이처럼 이유가 있다. 하지만, 류 감독이 탈보트에 대한 믿음을 거둬들였다면 선발진에 포함시키지 조차 않았을 것이다. 11승 투수 고든도 한국시리즈서 구원등판하고 있다. 그에겐 메이저리그 10승 경력이 있다.
탈보트는 힘을 냈다. 6이닝 5피안타 9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호투했다. 퀄리티 스타트. 1회 정근우에게 기습번트를 내줬지만, 박석민이 원 바운드로 잡아서 기가 막히게 처리했다. 박재상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최정은 3루 땅볼로 막아내며 깔끔하게 1회를 넘겼다. 2회에는 이호준, 박정권, 김강민을 차례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3회에도 박진만, 정상호, 임훈에게 삼진 1개 포함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탈보트는 타순이 두바퀴째를 돌기 시작하자 퍼팩트가 연속타자 솔로포로 깨졌다. 4회 첫 타자 정근우는 유격수 김상수의 호수비에 힘입어 돌려세웠다. 하지만, 박재상에게 볼카운트 3B1S로 몰리다가 풀카운트에서 6구째에 144km 직구가 높게 형성되자 선제 우중간 솔로홈런을 내줬다.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지 못한 게 컸다.
이어 최정에겐 초구 볼을 던진 뒤 2구째에 좌측 담장을 넘는 백투백 솔로포를 내줬다. 이는 한국시리즈 통산 7번째였다. 흔들린 탈보트는 후속 이호준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내줬다. 박정권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으나 후속 김강민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줘 3점째를 실점했다.
5회에도 불안한 피칭이 이어졌다. 박진만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정상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임훈을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정근우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5이닝째를 소화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탈보트는 첫 타자 박재상을 헛스윙 삼진으로, 최정을 좌익수 플라이로, 이호준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6회를 마친 뒤 7회 브라이언 고든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잠시 불안했지만 그래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 복귀전이었다.
탈보트는 이날 6이닝동안 9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면서 84개의 공으로 SK 타선을 요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 투심도 144k까지 나왔다. 직구를 29개 던졌으나 슬라이더 22개, 체인지업 19개, 투심 14개 등 변화구 비율이 높았다. 그만큼 팔꿈치에 대한 부담이 없어졌다는 뜻. 부상에 대한 걱정을 완전히 떨쳐냈다. 다만 삼성 타선이 SK 마운드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패전 위기를 맞이했다. 삼성으로선 ‘지켜주지 미안해’다.
[호투한 탈보트. 사진 = 문학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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