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6.7% 확률이 현실로 바뀔 수 있을까. SK가 5년 전 4차전을 재현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SK 와이번스는 2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박재상과 최정의 연속타자 홈런과 김광현의 호투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SK는 2연패 후 2연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완벽히 성공했다. 이만수 감독이 몇 번이나 강조한 6.7% 확률(1, 2차전 패배 후 우승 가능성)이 현실로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반면 삼성은 원정경기로 치러진 2경기를 모두 내주며 적지 않은 부담을 갖게 됐다.
경기 초반은 삼성이 주도권을 잡았다. 삼성 선발로 나선 미치 탈보트는 3회까지 SK 타선을 완벽히 틀어 막았다. 2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3이닝 퍼펙트 5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에 맞서 SK 선발 김광현도 무실점 투구를 펼쳤지만 공이 다소 높게 형성되며 불안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분수령은 4회였다. 삼성은 4회초 득점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이승엽의 내야안타에 이어 박석민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를 맞이했다. 하지만 잠시 후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최형우의 우익수 뜬공 때 2루 주자 이승엽이 타구 판단을 잘못하며 더블아웃이 됐기 때문. 결국 삼성은 4회초 한 점도 뽑지 못했다.
곧바로 흐름은 SK쪽으로 넘어왔다. 이어진 4회말 공격에서 1사 이후 박재상이 탈보트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선제 우월 솔로홈런을 때렸다. 끝이 아니었다. 다음 타자로 나선 최정이 탈보트의 슬라이더를 통타해 연속타자홈런(백투백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한국시리즈 역사상 7번째 연속타자 홈런이다. 그리고 6번째 연속타자 홈런은 SK가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조동화와 김재현이 때린 홈런이었다. 당시 4차전에서 SK는 신인 김광현이 당시 리그 최고 에이스인 다니엘 리오스와 맞붙어 승리했다.
SK는 여세를 이어갔다. 이호준의 우익선상 2루타로 다시 득점권에 주자를 갖다 놓은 뒤 김강민의 좌전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5회까지 SK 선발 김광현에게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던 삼성은 6회들어 추격에 나섰다. 박한이와 이승엽의 연속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그러자 SK는 김광현을 대신해 송은범을 투입했다.
삼성은 송은범의 폭투로 무사 2, 3루 찬스를 잡았지만 박석민이 삼진을 당하며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최형우의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SK는 7회 한 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정권이 중월 2루타로 출루한 뒤 조인성의 큼지막한 희생플라이로 4-1로 달아났다. 이후 SK는 박희수-정우람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을 앞세워 2연승을 완성했다.
SK 선발 김광현은 5이닝 6피안타 4탈삼진 1사사구 1실점 호투를 펼치며 2008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시리즈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김광현은 149km에 이르는 빠른 공과 141km까지 나오는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성 타선을 제압했다. 트레이드마크인 우타자 몸쪽으로 가라 앉는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여러차례 삼진을 솎아냈다. 비록 많은 이닝은 아니었지만 그동안의 우려를 씻은 쾌투였다.
타선에서는 타자들의 고른 활약 속에 박재상과 최정이 홈런을 한 방씩 때리며 승리에 공헌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부진을 이어가던 박재상은 결승 홈런을 때렸으며 최정은 연속타자 홈런으로 상대 선발 탈보트에게 충격을 입혔다. 전날 쐐기 3점포를 때린 김강민은 이날도 적시타 포함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반면 삼성 선발 탈보트는 6이닝 5피안타 9탈삼진 무사사구 3실점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지만 홈런 두 방에 고개를 떨궜다. 타선에서는 1번 타자로 나선 배영섭이 3안타로 공격 활로를 뚫었지만 적시타가 터지지 않으며 2연패를 감내해야 했다.
[결승 솔로홈런을 때린 박재상(첫 번째 사진), 최정이 연속타자 홈런을 때린 뒤 선수단이 축하해주는 모습(두 번째 사진), 승리투수가 된 김광현이 송은범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힘을 불어넣고 있다(세 번째 사진). 사진=문학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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