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늦가을, 시린 추위를 순정남들이 후끈하게 녹인다.
가장 먼저 등장한 순정남은 류승범. 영화 용의자X'에서 홀로 사랑하는 여인의 살인죄까지도 대신 짊어진 극강의 순정남으로 강력한 한 방을 보내더니 뒤이어 등장한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이하 강철대오)'의 김인권 역시도 남몰래 키운 여대생에 대한 사랑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철가방의 우직한 사랑을 보여줬다. 마지막은 '늑대소년' 송중기. 10마디도 안 되는 대사로 여심을 훌쩍이게 만든다.
누구 하나 뒤질 것 없는 순정남들의 대결 가운데, '강철대오' 육상효 감독은 자신의 페르소나, 김인권의 손을 번쩍 든다. 당연하게도.
육상효 감독은 "우리는 송중기 씨 보다는 코미디가 있고, 류승범 씨 보다는 순수함이 있고. 그렇지 않나요?"라며 '강철대오'의 강점을 단 번에 정리했다. 그것은 전작 '방가 방가'에 이어 두 번째 감독과 주연배우로 만나게 된 김인권의 강점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김)인권이가 내 페르소나라고 하는데 아바타에 가깝다고나 할까. 무의식 중에 나를 투영하게 되는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조종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감독과 주연배우로 만나면, 평균적으로 테이크를 3000번 가게 되면 모니터로는 6000번을 보게 된다. 24시간 촬영할 때도 있고. 어느 날은 깜빡 졸다 인권이가 연기하는 환영을 보기도 한다. 그쯤 되면 자아의 피아의 경계도 허물어진다(웃음)."
'강철대오'는 물론 송중기 보다 강한 코미디에 류승범 보다 애잔한 순수함이 묻은 멜로다. 그런데 1985년 실제 벌어진 미국문화원 점거 농성사건을 다룬 이 작품은 멜로 이상의 것을 느끼게 한다. 어쩌면 그것이 또 다른 순정남, 송중기와 류승범과의 차별화일 수도 있겠다. 실제 일어난 정치적 사건을 대오의 사랑으로 옮겨오면서 관객은 늑대인간이나 천재수학자보다 대오를 더욱 친밀하게 느낄 수 있을 테니까.
[육상효 감독(위)와 김인권 스틸.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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