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고동현 기자] 모처럼 4번 타자 위압감을 선보였다. 하지만 주루플레이로 인해 더욱 큰 아쉬움을 남겼다. 또 결정적 찬스에서는 타석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이호준(SK 와이번스)은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출장,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성적은 그동안의 아쉬움을 떨쳐냈지만 주루플레이에서 팀 패배 빌미를 제공했다. SK는 삼성에게 1-2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2승 3패를 기록, 벼랑 끝에 몰렸다.
시즌내내 4번 타자 역할을 충실히했던 이호준은 포스트시즌이 되자 정규시즌에서의 활약을 잇지 못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18타수 2안타 타율 .111에 그쳤으며 한국시리즈에서도 이날 전까지 13타수 3안타 타율 .231에 불과했다.
타격만 본다면 이날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1회 첫 타석에서는 삼성 선발 윤성환의 슬라이더에 속으며 삼진을 당했지만 이후 두 타석에서는 안타를 때렸다.
이호준은 팀이 0-2로 뒤진 4회초 무사 1, 2루에서 등장했다. 이호준은 볼카운트가 1B 2S로 몰린 가운데 4구째를 가볍게 밀어치며 우전 적시타를 기록했다. 그동안 찬스에서 약했던 모습을 떨치는 한 방이었다.
이후 이호준은 2루를 거쳐 3루까지 밟았다. 2사 1, 3루 상황. 박진만 타석에 1루 주자 김강민이 도루를 시도했다. 삼성 포수 이지영은 2루에 공을 던지는 시늉만 한 채 던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호준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홈쪽으로 스타트를 끊었고 결국 협살에 걸리며 아웃됐다. SK에게 찬물을 끼얹은 플레이였다.
7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했다. 이호준은 연속 3개 파울을 날린 뒤 우측 담장까지 흐르는 2루타를 때렸다. 단번에 동점 찬스를 만든 장타였다. 그러나 결국 이번에도 주루 플레이에서 발목이 잡혔다.
다음 타자 박정권이 희생번트를 시도하자 삼성 수비진은 100% 수비를 선보였다. 박정권의 번트를 잡은 박석민이 곧바로 3루에 송구하려고 했지만 이호준은 없었다. 너무 스타트가 느렸던 관계로 2루로 귀루한 것. 결국 유격수 김상수는 3루에, 2루수 조동찬은 1루에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상황이었기에 2루가 비게 됐다. 결국 무사 1, 2루가 됐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호준의 느린 발은 오히려 도움이 된 듯 했지만 결국 SK는 7회에 한 점도 뽑지 못했고 패했다. 당시에는 행운이었지만 1사 3루를 못 만든 것이 SK로서는 후회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1-2로 뒤진 9회초 무사 3루에서는 유격수 땅볼에 그치며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방망이로도, 발로도 팀을 만족시키지 못한 이호준의 5차전이 됐다.
[이호준이 4회 홈에서 아웃된 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잠실 곽경훈 기자 kph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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