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주심, '몸에 맞는 공'으로 착각해 니혼햄 투수 퇴장시켜
일본 제일의 프로야구 구단을 꼽는 일본 시리즈가 한창이다.
센트럴리그 우승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퍼시픽리그 우승팀 니혼햄 파이터즈는 서로 2승씩 주고받으며 초반 4경기에서 양팀 각각 2승 2패를 기록했고, 1일 저녁에는 상대보다 한 걸음 더 일본시리즈 우승에 가까워지기 위한 다섯 번째 경기가 열렸다. 이번 경기는 두 구단 모두에게 중요하기 때문에, 야구팬들도 크게 주시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한바탕 오심 소동이 일어났고, 이 소동은 한창 분위기 좋았던 일본 시리즈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3회까지 5-2로 요미우리가 앞선 가운데 4회초 요미우리 공격 차례가 왔다. 테라우치 타카유키가 안타를 쳐 무사 1루 상황이 됐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포수 카토 켄이 타석에 들어섰다.
니혼햄의 2번째 투수 타다노 가즈히토는, 번트 자세를 취한 카토의 머리쪽 부근에 139km 직구를 던졌다. 몸 가까이 뻗어오는 공에 놀란 카토 켄 선수는 뒤로 몸을 젖히며 후방으로 쓰러졌다. 이에 놀란 하라 감독이 불안한 표정으로 벤치를 뛰쳐 나왔다.
▲ 2012 일본시리즈 오심 - 분명 공은 카토의 몸에 맞지 않았다. ©유튜브 캡처리플레이 영상을 보면 머리에 맞는 공은 분명히 아니었다. 그러나 야나다 마사오 주심은 몸에 맞는 공으로 판단했다. 심지어 위험한 공이었다며 타다노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니혼햄 쿠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참을 수 없다는 듯 벤치에서 뛰쳐 나왔다. 그는 안색을 바꾸고 맹렬히 항의했다. 쿠리야마 감독이 이 같이 맹렬히 항의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일본 취재 기자들의 이야기다. 쿠리야마 감독의 항의에도 결국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경기장에 리플레이 영상이 흘러나왔지만, 공은 분명히 카토의 몸에 맞지 않았고, 관중들은 분개했다. 이 때문에 타석에서 괴로운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쓰러진 카토는 다음 타석에서 엄청난 야유를 들어야 했다.
▲ 쓰러진 카토 ©유튜브 캡처 ▲ 흥분한 쿠리야마 감독 ©유튜브 캡처항의 당시, 쿠리야마 감독은 심판에게 "번트하려 했으니 스트라이크나 헛방망이질일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야나다 주심은 경기 뒤 "쿠리야마 감독으로부터 '몸에 맞는 공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헬멧에 맞았다고 판단해서 위험구로 퇴장시켰다. 한순간의 일이었고, 그 때는 그렇게 판단했다"며 의연한 태도로 설명했다.
하지만, 영상으로 보면 분명히 공은 카토의 몸에 맞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니혼햄 소속 선수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니혼햄의 츠루오카 신야 선수는 "헬멧에 맞은 소리가 아니었다. 헬멧이라면 '캉'하는 소리가 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 때 방망이 소리가 났다. 정말,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또한 "야나다 주심은 처음에 파울이라고 말했으나, 하라 감독이 나오고 나서 판정이 바뀌었다. 판정에 관해서는 더이상 할 말이 없다"고 언급했다.
위험구로 퇴장을 당한 타다노 본인은 "속이는 쪽도 속이는 쪽이지만, 속는 쪽도 속는 쪽"이라며 심판과 카토에 불만을 품은 채로 구장을 떠났다.
▲ 흥분한 쿠리야마 감독 "확! 씨" ©유튜브 캡처이 같은 오심으로 니혼햄 파이터즈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카토가 몸에 맞는 공으로 진루하면서, 1사 1,2루로 위기는 더욱 확대된 채 경기가 재개됐다. 3번째로 나온 니혼햄의 투수 모리우치 토시하루는 나쁜 흐름을 끊어내지 못하고 4회에 1실점했고, 5회에는 큰 야유를 받는 카토의 타석에서 2점 2루타를 허용했다. 팬으로서는, 답답한 흐름이었다. 결국 니혼햄은 이날 요미우리에 총 10점을 내주며, 2-10으로 크게 패했다.
일본시리즈를 제패하기 위해서는 4승이 필요하다. 요미우리는 3승을 챙기며 일본시리즈 우승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
경기 뒤 쿠리야마 감독은 "심판이 그렇게 봤다면 어쩔 수 없다"며 침착하게 대응하는 한편,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팬들 모두 기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절치부심하는 쿠리야마 감독, 과연 다음경기에서 요리우리를 상대로 귀중한 1승을 따낼 수 있을까. 이미 일본 야구팬들의 시선은 11월 3일의 6차전 경기에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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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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