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가을야구가 끝났다. 아니 또 다른 시작이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끝으로 올 시즌 프로야구 일정이 마무리가 됐다. 매년 이 시점에서 하는 말이지만 올 시즌 역시 다사다난했다. 8개 구단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팀과 선수들의 모습에 웃고 울며 2012년을 보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의 팬들은 가을야구의 정취에 푹 빠졌을 것이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의 팬들은 실망 속에서도 2013년의 희망을 품었을 것이다.
스토브리그가 개막했다. 야구 팬들은 이제 내년 봄까지 지루한 기다림을 할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가을야구가 끝났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팬들의 기다림을 희망과 기쁨으로 바꿔놓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대부분 팀이 마무리 훈련에 돌입했다. 극한의 추위를 피해 따뜻한 남쪽 지방으로, 그리고 해외로 떠날 예정이거나 떠난 상태다.
특히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팀은 상위권 팀들이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동안 더욱 강도 높은 마무리 훈련을 치렀다. 포스트시즌을 치른 팀들은 대부분 주전들을 제외하고 마무리 캠프를 꾸리는 추세이지만, 최근 포스트시즌 탈락 팀들은 대부분 빡빡한 훈련 일정을 소화한다. 그게 내년 시즌 상위권 팀들을 뛰어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삼성과 롯데는 아시아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에 비해선 집중도가 떨어진다. 그래도 아시아챔피언을 향한 자존심 싸움은 펼쳐지는 법. 일본에선 전통의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참가한다. 예선에선 롯데와, 결승전서는 상황에 따라 삼성과 만날 수 있다. 두 경기 모두 팬들의 구미를 자극한다. 세 팀의 FA, 부상자들이 대회에 참가하느냐가 관건이지만, 어쨌든 국내에서 보기 힘든 매치업이다. 또 호주 대표로 나서는 퍼스 히트엔 구대성이 참가해 부산 팬들에게 인사한다.
보이지 않는 전쟁도 시작된다. 6일 FA 대상자가 공시되고 8일까지 신청자를 받은 뒤 9일부터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다. 최근 FA 대박을 터뜨린 선수들은 FA 초창기 때와는 달리 팀을 옮겨도 성공 사례가 많다. 몸 관리의 중요성, 야구를 더 오래하고 싶어하는 선수들의 준비 등이 맞물린 현상이다. 또한, 8개 구단은 12일까지 NC에 20인 보호 선수 명단을 제출한다. NC는 15일까지 8개 구단에서 1명씩을 지명해 발표를 해야 한다.
NC가 15일 8개 구단으로부터 1명씩 선수를 지명한 뒤 16일 FA들이 타구단과 협상을 시작한 뒤엔 본격적으로 새 판이 짜인다. 각 구단과 선수들의 두뇌싸움이 펼쳐질 것이다. 어떻게든 판이 커진다면 팀간 전력 변동 폭은 커질 전망이다. 야구 팬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응원하는 팀과 다른 팀간의 손익계산, 내년 시즌 전력 전망 등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굴 것이다.
9개 구단이 트레이드를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도 있다. 올 시즌 중에도 몇 차례 트레이드가 일어난 바 있다. NC가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나머지 팀들에도 연쇄적인 반응이 올 수 있다. 또 12월엔 구단과 선수들의 연봉계약협상이 시작된다. 이 역시 치열한 두뇌 싸움이 예상된다. 골든글러브 시상식과 각종 언론사 주최 시상식도 열린다. 야구인들의 친선골프대회와 총각 선수들의 결혼식도 연달아 열릴 예정이다. 이래저래 선수들은 눈코 틀새 없이 바쁠 것이다.
12월이 지나가면 1월엔 사실상 2013시즌 시작이다. 1월 중순에 대부분 팀이 스프링캠프를 위해 해외로 떠날 것이다. 또 3월 2일부터 19일까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열린다. 한국은 지역예선을 자동 통과했고, 곧바로 대만에서 열리는 본선 1라운드에 참가한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을 예정이고, 곧 코칭스텝과 대표선수가 발표돼 늦어도 2월 초에는 대표팀 훈련이 시작될 전망이다.
WBC가 끝나면, 곧바로 정규시즌 시작이다. 내년 정규시즌 개막일은 3월 30일이다. 팀당 5경기가 줄어든 128경기만 치르지만, 9구단 NC의 가세로 전체 경기수는 늘어나기 때문에 예년보다 1주일 정도 앞당겼다. 시범경기도 3월 초에 시작돼 WBC 일정과 사실상 겹칠 전망이다.
야구 팬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뜨거운 스토브리그가 개막했다. 야구 기자들도 타 종목 취재를 하면서도 야구 소식 전달과 분석에 열을 올리느라 바쁘다. 그라운드의 열기는 잠시 식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들이 뿜어내는 열기 또한 뜨거울 것이다. 2012시즌은 끝났지만, 우리의 가을야구는 또 다른 시작이다.
[잠실야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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