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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연예계에서 활동 중인 이들의 대학 진학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매해 그랬던 수능 시기에 주목을 받는 것은 아이돌의 비중이 높다. 배우들의 경우 20대에 데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아이돌의 경우 10대에 데뷔해 절정기를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맞는다.
대중들의 이목이 집중된 시기에 대학 진학 시기를 맞게 되고 그들의 대입 여부 또한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는 것.
올해 트랜드는 미쓰에이 멤버 수지와 f(x)의 설리가 그랬던 대입 포기다. 진학하는 대신 연예계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 뿐만 아니라 다수의 아이돌 그룹 멤버들 또한 수능은 보지만 대학에는 진학하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수 많은 연예인들이 ‘특례’ 입학 논란이 일면서 대학에 들어갔던 것과는 달라진 연예인 입시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아이돌들은 너도나도 대입을 포기하게 되는 것일까? 그 속내를 알아봤다.
▲연예인의 대학 진학에 민감해진 대중들
앞서 언급했던 것 처럼 ‘특례’ 논란이 이는 것에 대한 대중의 비난 여론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한 대형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소속 가수의 대학 합격 여부를 알려주면서도 “외부에 노출은 자제해 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연예인의 대학 합격 여부가 언론에 노출될 경우 긍정적인 시선 보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더 많다는게 이유다. 되도록 조용히 대학에 진학을 하고 싶다는게 연예인 본인은 물론, 연예기획사들의 입장이다.
실제로 SES멤버 유진은 고려대학교에 진학 당시 온갖 논란에 휩싸였다. 2000년 유진은 고려대학교 사회어문학부에 재외국인 전형으로 입학했지만 유진이 졸업한 한국켄트외국인학교가 학력인정을 받지 못했고 그 이듬해 입학취소 처분을 받았다.
이에 유진은 법원에 입학취소 가처분 신청을 내 판결에서 승소하여 고려대에 재입학했다. 하지만 대중의 연예인 특례 입학 논란은 연이어 불거졌고, 학교 생활 또한 순탄치는 못했다.
문근영 또한 2006년 연기활동과는 아무런 상관 없는 성균관대학교 국문학과에 진학해 논란이 된 사례다. 그녀의 경우 일체 활동을 중단하고 학업에 열중해 논란이 줄기는 했지만 당시 파문은 상당했다.
명문대를 나온 연예인이 데뷔를 한 경우는 활동에 득이 되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입 전형에 특기자 전형이나 수시 모집 등이 생긴 뒤 연예 활동을 하던 중 이런 과정을 통해 입학한 경우 실이 많다는게 업계의 반응이다.
▲연예인 입학 꺼리는 대학들
연예인들의 입학을 꺼리는 대학들 또한 요즘 달라진 연예인들의 입시 세태를 반영한다.
수년 전 한 유명 걸그룹 멤버의 입학을 보도자료로 뿌린 한 대학교가 있었다. 이 대학은 교내 기념관 설립에 이 연예인을 동원하는 등, 적극적인 스타마케팅을 펼쳤다.
이런 일부 대학과는 달리 이미 궤도에 오른 상위권 대학들은 연예인을 특별전형으로 입학 시킬 경우 이미지 자체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수도권 대학 기획조정처에 근무 중인 관계자는 “연예 활동 관련 학과에 연예인들의 지원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일반 학과에 진학 시킬 경우 그 과정이 정당했더라도 형평성 논제가 불거지는게 사실이다. 대학 입장에서 연예인의 특례 입학은 이미지 자체에 좋지 않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과거 연예인의 경우 그 특기 및 경력을 살려서 연극영화과 및 방송연예과 등에 진학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력과 상관 없는 전공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었고, 이 경우 과정 자체에 문제가 없더라도 논란이 되는 사례가 많아 대학 또한 더 이상 연예인 특수를 노릴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심지어 국내 한 유명 대학의 경우 계획에도 없던 영어 질문을 면접 중 던진 곳도 있었다.
올해 모 대학 수시모집에 응시한 한 연예인은 “면접 중 갑자기 영어로 질문을 받기도 했다. 말문이 막혀서 제대로 답을 못했다”고 말했다.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연예인들의 경우 영어 질문은 넘기 힘든 산일 수도 있다. 대학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뜨지도 못해서 혹은 너무 바빠서 못 간다
이름을 알리지도 못해서 대입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돌 가수로 데뷔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학창 시절을 포기해야 한다. 공부와 연예 활동을 병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
하지만 ‘올인’ 했던 연예 활동 마저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대입 자체 또한 포기하게 된다. 2009년 이후 아이돌 그룹 붐이 일면서 국내 기획사들은 너도 나도 아이돌 그룹 양산에 나섰다. 하지만 제대로 이름을 알린 것은 소수에 불과하다.
소위 말해 ‘뜨지 못한’ 아이돌들에게 대입은 어려운 일이다. 대학에서 인정할 수 있는 수상경력이나 활동이 있어야 하는데,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대로 ‘잘 나가는’ 아이돌의 경우 본인 혹은 소속사의 이해관계로 대입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한 연예 관계자의 경우 “연예인에 대한 활동 싸이클과 전속 계약 기간이 짧아지고 수익 부분에 있어서도 대학 진학이 불리함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하는 회사가 많다”며 “연예인은 물론, 대학 진학 여부를 판단하는 부모들의 경우도 이런 이해관계를 따지는 경우가 많아 진학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프로야구의 경우 ‘고졸신인’이라는 용어가 이제는 생소한 용어가 아니다. 한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면 학력이 최우선이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 잡힌 것이다. 스포츠와 연예를 동일시 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실력 하나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분모가 있다.
더 이상 연예인들에게 학력은 ‘필수’ 요소가 아닌 ‘선택’ 사항이 된 것이다. 시대의 변화가 연예인. 특히 대입을 맞는 이들이 많은 아이돌들의 진학 포기를 하게 만든 것이다.
[2013년 대입을 포기한 대표적인 아이돌 설리-수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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