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가 폐막했다.
‘마구매니저 아시아시리즈 2012’가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의 열전을 마무리 지었다. 2005년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창설 이후 7년만에 최초로 국내에서 개최됐다. 한국은 올 시즌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서 우승한 삼성과 KBO 초청팀과 홈팀 자격으로 롯데가 참가했다. 일본은 3년만에 일본시리즈를 탈환한 요미우리가 나섰고, 대만은 대만시리즈 우승팀 라미고 몽키스, 호주는 호주리그 우승팀 퍼스 히트, 그리고 중국 올스타가 나섰다.
사상 최대규모로 치러진 대회였다. 6개팀이 2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렀다. 4일간 총 7경기를 갖는 일정. 대회 하루 전날인 7일 각팀 훈련을 미디어에 공개한 데 이어 저녁엔 감독 공식 기자회견과 만찬으로 대회 열기를 지폈다. 그러나 막상 부산에도 바람이 세차게 부는 등 제법 날씨가 추운 관계로 관중이 많이 들어차지 않았다. 대부분 경기에 2~5000명가량 입장하는 데 그쳤다. 2만 명을 넘게 수용할 수 있는 사직구장이 추운 날씨 속에서 을씨년스러운 장소로 탈바꿈했다.
여기에 KBO가 롯데 경기에만 입장료를 올려 받는 등 논란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롯데 경기엔 관중이 좀 더 들어찼지만, 나머지 경기엔 관중이 적었다. 흥행은 참패했다. 또한, 롯데와 삼성이 예선서 호주와 중국에 승리했지만, 결승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요미우리전과 라미고전서 일방적으로 패배하면서 대회 열기가 착 가라앉았다.
우승은 요미우리가 차지했다. 요미우리는 스기우치, 우쓰미, 홀튼 등 1~3선발이 빠졌고, 아베가 부상으로 정상 출전하지 못하는 등 100% 전력은 아니었다. 그래도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한 팀답게 최강 마운드 계투능력을 선보였다. 3경기서 단 2점만 실점했다. 타선은 예전과 같이 장타를 펑펑 쳐낸 건 아니었으나 출루-진루타-희생타-적시타 등 일본야구 특유의 오밀조밀한 플레이에 강점을 드러냈다. 기본에 충실한 수비와 백업-중계 플레이도 단연 인상적이었다.
대만 챔피언 라미고의 전력도 예상 외로 탄탄했다. 4번 린즈셩과 린홍위, 첸진펑 등이 주축을 이룬 타선은 대만답게 한 방 능력이 있었다. 수비 짜임새도 좋았고, 용병 투수들이 이끄는 마운드도 힘이 있었다. 여전히 세밀한 플레이에서 요미우리에 한 수 아래였으나 삼성-롯데보다 딱히 떨어지는 전력이라 하기도 어려웠다. 호주 퍼스히트와 중국 올스타는 아직 실력 차가 분명히 있었다.
가장 실망스러운 팀은 한국 대표로 나선 삼성과 롯데였다. 삼성은 라미고전 선발 마이크 로리에게 예선서 무려 13개의 삼진을 헌납했다. 류중일 감독은 그의 영상을 전혀 구하지 못했다고 토로했고, 삼성 타선은 무기력함 그 자체였다. 롯데도 양승호 감독의 갑작스러운 퇴진과 김시진 감독의 부임 속 권두조 수석코치 체제로 부랴부랴 대회에 임했으나 떨어진 훈련 집중도로 실전에서 포스트시즌 때만큼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부상자들의 공백도 컸다.
결국 한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아시아시리즈가 남의 잔치가 됐다. KBO 관계자도 삼성과 롯데가 연이어 예선 탈락하고 흥행이 부진하자 울상을 지었다. 오랜만에 국제대회를 치른 가운데 앞으로도 더 많은 국제대회를 유치하고 국가 경쟁력을 키우려면 좀 더 세밀한 대회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앞으로 한국 대표로 아시아시리즈에 나서는 팀들도 더욱 꼼꼼한 대회 준비가 필요하다. 4일간의 열전이 요미우리의 사상 첫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사직구장(위), 우승을 차지한 요미우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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