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한국 공작으로 삼계탕 밀어주기"
일본 혐한 누리꾼들이 지상파에서 방영 중인 한 애니메이션에 한국의 삼계탕이 나온 데 대해 분개하고 있다. 원작과는 달리 삼계탕이 등장한 것에 대해 한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성 의견들이 게시판에 도배되는 상황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작품은 TOKYO MX와 오사카·마이니치방송 등에서 현재 방영 중인 '사쿠라장의 애완 그녀(さくら荘のペットな彼女)'라는 애니메이션이다. 2012년 10월부터 방송되기 시작해 현재 6화분까지 방영됐다.
'사쿠라장의 애완 그녀'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고등학생들이 모여 사는 '사쿠라장'에 한 천재 화가 소녀가 이사하면서 시작되는 소동을 그린 학원 러브스토리 물이다.
삼계탕이 나온 장면은 11월 13일 방영된 제6화로, '특별한 음식'을 준비하는 장면에 등장했다.
그런데 6화가 방영된 직후,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 "원작은 '죽'인데 왜 한국 요리인 삼계탕이 등장하냐"라는 원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확실히 원작에서는 '심플한 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일본 인터넷상에서는 왜 삼계탕으로 둔갑했는지에 대해 의견들이 분분했고, 이런 소동을 일부 매체들이 다루면서 삼계탕 소동은 더욱 확산됐다.
이미 일본 최대 커뮤니티사이트 2ch에서는 '삼계탕 소동'과 관련된 글들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며, 각종 '마토메 사이트(2ch의 주요 기사나 소식 등을 정리해 올리는 사이트)'에서도 오늘의 주요 뉴스로 다뤄지고 있다.
문제는 삼계탕의 등장을 한국의 공작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대다수의 일본 누리꾼들은 "한국의 공작에 말려든 방송국들이 또다시 억지 한국 띄우기를 하고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개중에는 "이런 짓을 하면 할수록 한국이 더욱 싫어질 뿐이다" 등의 격한 반응도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반응을 두고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일본 매체 J-CAST는 이번 소동을 보도하며 "애니메이션화 하는 과정에서 보다 알기 쉬운 표현으로 바꾸는 경우가 있다. 가쓰오(가다랑어)로 낸 육수로 만든 단순한 죽을 맛있게 그리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고 한 업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또한, "애니메이션이 한국에서 제작됐기 때문에 한국 스태프가 멋대로 삼계탕으로 둔갑시킨 것"이라는 의견에 관해서도 명확히 부정했다. 관계자는 "해외 스태프가 관계됐을 가능성이 있는 공정은 일부분이며, 단독으로 변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일본 누리꾼들의 의혹은 쉽게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본인이 삼계탕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 더 알기 어려운 설정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맛있게 보이는 죽을 그린 예는 많다"라는 반론을 제기했다.
또한, 누리꾼들은 삼계탕 둔갑 사건을 전후로 연예인의 블로그나 TV, 게임 등에서 삼계탕을 소개하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한국 측이 뒤에서 손을 썼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사쿠자장의 애완 그녀'를 방영하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전문 방송국 애니맥스 측은 "한국 밀어주기 의도는 전혀 없다"며 누리꾼들의 냉정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지만, 반한 감정을 배경으로 한 이번 삼계탕 소동은 한동안 계속될 듯하다.
성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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