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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태봉이에서 오스카, 늘 캐릭터로 기억되는 배우 윤상현은 처음에는 연기가 싫었단다. 당시만 해도 그가 마음 속에 간직한 꿈은 다소 엉뚱한 요식업의 황태자.
윤상현은 최근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내 꿈은 요식업의 황태자로, 장사로 성공해서 체인점 까지 내고 싶었다. 실제로도 데뷔 전 장사를 했는데 적성에도 잘 맞고 잘 됐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인터넷 음악동아리 카페에 올린 자신의 사진을 보고 매니지먼트에서 연락이 와 가수를 해 볼 생각이 없느냐는 제안을 받게 됐고 연예계에 발을 딛게 됐다. 한 때 가수의 꿈을 꾸기도 했던 그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고민하다 요식업은 더 나이가 먹어도 할 수 있지만 가수는 그럴 수 없으니 한 번 해보자 마음 먹게 됐다. 연습생 시절 노래 연습 춤 연습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엉뚱하게 연기로 풀리게 됐다. 그러다 드라마 '백만장자 결혼하기'(2005)를 찍게 됐는데 연기가 너무 싫더라. 나와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촬영장 가는 것도 싫고 지옥 같았다."
연기를 못 한다고 욕은 먹고, 그럴 수록 의욕도 없어지고 악순환이 연속이었다. 그러다 그는 드라마 '겨울새'(2007)를 만나게 된다.
"상황이 절박했다. 집에 돈도 없고 아버지 빚까지 갚아야 했다. 그 때 그 상황에서는 정말 연기 밖에 할 것이 없기도 했다. 집으로 노란 딱지도 날아오고 아버지가 병원에 계신 상태였다. 그 상황을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장사로 돈을 벌 자신은 있었는데 그럴 상황은 아니었고, '겨울새'의 '주경우'로만 8개월을 살았다. 잠도 줄여가면서 대본도 달달 외우고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이거라도 열심히 해보자 하며 처음으로 의욕을 갖고 하기 시작했다. 신기하게 점점 나를 알아주기 시작하더라. 사실 그 전만해도 밥 먹으러 가도 누군지 몰라봤는데 이제는 길 가다가도 사람들이 슬슬 알아봐주기 시작하는 거다. 그때부터 이 작품 저 작품 제의도 들어오고 연기가 어떤 맛인지 알게 됐다."
히트 드라마 '내조의 여왕'(2009)와 '시크릿가든'(2010)을 거쳐 이제는 영화 '음치 클리닉'(29일 개봉)으로 스크린에까지 진출한 그는 여전히 자신의 대표작을 '겨울새'라고 말한다.
"'겨울새'가 아니었으면 나는 아직도 주조역에 머물렀을 것이다. 그리고 그 때 그렇게 열심히 안 했으면 이렇게까지 왔을까 싶다. '겨울새' 때 많이 노력하고 연기가 어떤 것인지 알려고 했기에 오늘도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연기가 내 인생이 됐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일본에서 활동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도 '겨울새'였다. 기존 한류스타들의 경우, 멋있는 훈남 캐릭터로 일본에서 사랑받았던 것과 달리, 윤상현은 '겨울새'에서 마마보이로 나오는데 말이다.
"일본에서는 한국에 저런 남자도 있나하며 호기심을 갖더라. 한국의 '시월드' 문화를 보여준 장본인이 나다(웃음)."
[윤상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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