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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돈 크라이 마미'가 22일 일제히 개봉한 '남영동 1985'와 '범죄소년', '철가방 우수씨' 등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다. 청소년 성범죄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이 제2의 '도가니'가 돼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일이지만, 일단 기분좋게 시작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투자 및 배급에 난항을 겪어야 했다. 이 작품으로 영화 연출에 데뷔한 김용한 감독은 23일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대본은 2009년에 썼다. '도가니' 보다 빨랐던 거지. 그런데 그 이후가 굉장히 힘들었다. 투자사에 돌렸는데 '성폭행을 누가 보겠냐. 상업영화가 아니다'라는 말로 거절당했다. 그렇게 거의 2년동안 투자를 못 받고 시간이 흘러갔다"고 말했다.
결국 김용한 감독은 초반 20억 예산 규모로 만들었던 대본을 상당 부분 수정해야했다. "유선 씨가 흔쾌히 캐스팅 제안에 응해주고 크랭크인이 5월로 예정됐지만 3월까지도 투자가 안됐다. 사실 지금까지도 투자는 완결이 나지 않은 상태다. 결국 대본을 수정해 10억 이하로 만들어야 했다. 누락된 신도 굉장히 많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 큰 역할을 한 이가 바로 유선. 그는 자신의 개런티를 내놓는 방식으로 투자에 참여해 영화의 제작을 도왔다. 김용한 감독은 그런 유선을 '은인'이라고 칭했다. 단순히 투자 외에도 배우들에게 고마운 점이 많다고 밝힌 그는 "대본은 슬림해지고 돈이 드는 신은 날아가니 그 하중이 배우한테 갈 수 밖에 없었다. 배우의 연기에 승부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유선 씨와 남보라, 그리고 다른 배우들이 온전히 감당해야 할 몫이 돼버렸다. 조명도 특수효과도 커트수도 많이 쓸 수 없어 배우가 적나라하게 노출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며 끝까지 배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바빴다.
촬영은 8월에 종료됐다. 그리고 22일 개봉일을 받기 전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됐다. 그러나 배급사는 개봉 직전에야 가까스로 정해졌다. 그나마 부산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김용한 감독은 "지금까지도 성폭행과 관련된 영화의 흥행 가능성에 의구심이 많은데 영화적인 소재가 핫 이슈가 된 상황이라니 아이러니하다"면서 "그리고 지난 해 '도가니'의 영향 탓에 그 이후로 다소 수월해진 것도 업잖아 있다"고 말했다.
밝은 장르의 차기작을 준비 중인 김용한 감독에게 이번 영화의 흥행 성적은 꽤 중요하다. 그러나 그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영화로 인해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인식, 그리고 법 제도가 바뀌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영화 '돈 크라이 마미' 포스터(왼)과 김용한 감독. 사진 = 데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마이데일리 사진DB]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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