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성남 안경남 기자] 강원의 김학범 감독이 1부 리그 잔류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강원은 28일 오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치른 성남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3라운드서 성남을 1-0으로 꺾고 내년 1부 리그 잔류를 확정지었다. 승점46점이 된 강원은 같은 날 대구에 패한 광주(승점42점)를 제치고 남은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강등 탈출에 성공했다.
김학범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라운드로 돌아온 지 4개월이 됐다. 지도자 생활 중 이렇게 힘든 시기는 처음이었다. 강원이 잔류한 것은 선수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뒨 결과다. 선수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잔류 소감을 밝혔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학범 감독에게도 강등 전쟁은 힘든 싸움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힘든 건 구단 내부적인 문제였다. 김학범 감독은 “사실 강등 전쟁은 힘들지 않았다. 구단 안팍으로 굉장히 힘들었다. 사장이 사퇴를 하고 월급이 제대로 지불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을 끌고 가는게 너무 힘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래서 선수들과 먼저 잔류를 해놓고 얘기를 하자고 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팀을 살려놓고 그 다음에 해결책을 찾는 거였다. 그런 부분에서 너무 힘들었고 섭섭하고 안타까웠다. 구단주로서 팀을 수수방관 했다는 것은 책임이 없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학범 감독은 잔류에 성공했지만, 팀이 한 순간에 변하긴 어렵다고 했다. 김학범 감독은 “잔류했다고 팀이 크게 변할거라고 생각은 안 한다. 그래도 숨을 돌리고 정비를 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되돌아볼 수 있게 됐다. 그런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성남에서 전성기를 보낸 김학범 감독은 탄천종합운동장이 낯설지 않았다. 그는 “성남은 고향같은 팀이다. 이곳에서 11년 동안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오늘 와서 라커룸이 왼쪽(홈팀)이 아닌 오른쪽(원정팀)으로 가야했지만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 반갑게 맞아줬다”고 4년 만의 성남 방문에 기뻐했다.
김학범 감독은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광주의 결과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에 광주의 결과를 알려줬다. 나도 후반 30분쯤 알았다. 선수들이 자꾸 그런걸 알아서 경기에 집중을 못했다. 그래서 나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전혀 몰랐다”고 했다.
올 시즌 강원이 잔류하는데 용병 3총사 웨슬리, 지쿠, 자크미치의 힘이 컸다. 김학범 감독은 지쿠가 한국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는 “지쿠는 유럽서 뛰어봐서 강등제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그런 부분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지쿠가 그런점을 많이 설명했고 한국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고 설명했다.
비록 힘들었지만, 김학범 감독은 강등제도가 한국 축구를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한국 축구가 달라졌다. 업다운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 획기적이고 긍정적인 제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국 축구는 더 발전할 것이다”고 했다. 이어 “내년 강등전쟁은 더 힘들 것이다. 특히 시도민 구단은 더 어렵다. 어떻게든 살아남는 방법을 찾겟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학범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