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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2012년 8월 24일, 10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탄생했다. 주인공 기성용(23)의 몸값은 무려 600만 파운드(약 108억원)에 달했다. 이는 일주일 뒤 700만 파운드를 기록한 파블로 에르난데스(27·스페인)에 의해 깨지기 전까지 스완지시티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였다. 그만큼 기성용은 역대 한국인 중 가장 화려하게 축구종가 잉글랜드에 입성했다.
이후 약 3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기성용은 매우 빠르게 스완지시티와 프리미어리그에 안착했다.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 셀틱서 약 2년을 보낸 기성용에게 남서부 웨일스는 그리 낯선 무대가 아니었다. 이제 겨우 10경기를 치렀지만, 기성용이 준 임팩트는 생각보다 크다. 축구종가에 연착륙한 새내기 기성용의 프리미어리그 10경기를 다시 돌아봤다.
① 선덜랜드전, 11분이면 충분했다
기성용은 9월 1일 지동원의 소속팀 선덜랜드를 상대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앞서 캐피털 원 컵 2라운드를 통해 몸을 푼 기성용은 교체 멤버로 경기를 시작했다. 기성용은 2-2로 팽팽하던 후반 34분 홈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시간은 짧았지만 기성용의 존재감은 두드러졌다. 경기 후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인상적이었다”며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 7점을 부여했다.
② 에버튼전, 펠라이니에게 한 수 배우다
데뷔전을 너무 잘 치렀던 것일까. 기성용의 두 번째 경기는 악몽에 가까웠다. 첫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기성용은 에버튼의 ‘에이스’ 마루앙 펠라이니(벨기에)와 맞붙었다. 결과는 완패였다. 갑작스런 포지션 이동도 영향을 미쳤다. 나단 다이어의 퇴장으로 기성용은 포백으로 이동해 센터백을 보기도 했다. 경기 후 기성용은 “살짝 정신이 나갔었다”며 에버튼전 0-3 완패에 혀를 내둘렀다.
③ 스토크시티전, 기성용만 눈에 띄었다
기성용은 스토크시티 원정서 2경기 연속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이미 미카엘 라우드롭 감독의 마음에는 기성용이 깊이 자리 잡은 상태였다. 이날 스완지시티는 0-2로 완패했다. 기성용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지만 팀 패배를 막진 못했다. 하지만 기성용은 빛났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경기 후 “가장 위협적이었다”며 평점 7점을 줬다. 패스 성공률도 무려 94%에 달했다.
④ 레딩전, 아쉬운 골대 강타
기성용의 선발 출전은 계속됐다. 레딩전서 기성용은 변함없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격했다. 높은 패스 성공률은 여전했고, 공격적으로 재능을 보였다. 후반 19분에는 수비수 세명을 따돌린 뒤 슈팅을 때렸지만 아쉽게도 골대를 맞고 나왔다. 첫 공격포인트 기회가 날아간 순간이다. 하지만 기성용은 전담키커로 맹활약하며 팀의 2-2 무승부에 기여했다.
⑤ 위건전, 기라드 경기를 지배하다
한동안 침체기에 빠졌던 스완지시티가 위건을 상대로 6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기성용은 중원서 경기를 조율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팬들도 기성용의 활약에 화답했다. 경기 내내 뜨거운 박수로 기성용을 응원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도 “경기를 지배했다”며 위건전서 펄펄 난 기성용에 평점 7점을 줬다.
⑥ 맨시티전, 디펜딩 챔피언과의 한 판
잃을 게 없는 경기였다. 기성용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를 맞아 당당히 싸웠다. 비록 경기는 0-1로 아쉽게 졌지만, 기성용은 야야 투레, 가레스 배리 등 A급 선수들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기성용은 패스 성공률 90%를 보이며 강팀을 상대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⑦ 첼시전, 기성용은 대단한 영입
첼시전에서도 기성용은 흔들리지 않았다. 기성용은 이날 무려 98%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기성용이 중심을 잘 잡아준 덕분에 스완지시티는 첼시와 1-1로 비길 수 있었다. 첼시는 토레스, 오스카, 아자르, 모제스 등을 총출동시켰지만 기성용이 버틴 스완지시티를 제압하지 못했다. 경기 후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역시 기성용은 대단한 영입”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⑧ 사우스햄튼전, 요시다와의 한일전
기성용은 사우스햄튼전에도 선발로 나섰다. 프리미어리그 7연속 선발 출전이었다. 라우드롭 감독의 신임이 두텁다는 증거였다. 이날 기성용은 일본 출신 수비수 요시다와 미니 한일전을 펼쳤다. 결과는 1-1 무승부로 끝이 났지만 기성용은 경기 후 스완지시티 팬투표서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경기 막판 무리한 태클로 햄스트링 부상이 아쉬웠다. 이후 기성용은 약 2주간 결장했다.
⑨ 리버풀전, 화려한 복귀
부상은 오래가지 않았다. 기성용은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리버풀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성용은 후반에 교체 투입돼 약 50여분을 뛰었다. 부상 공백은 없었다. 기성용은 ‘우상’ 스티븐 제라드 앞에서 패스 성공률 92%를 기록하며 스완지시티에 힘을 실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도 기성용에 대해 “스완지시티가 주도권을 잡는데 도움을 줬다”며 높이 평가했다.
⑩ WBA전, ‘선발=풀타임’ 기성용 공식
리버풀전을 통해 화려한 부상 복귀를 알린 기성용은 웨스트브롬위치알비온(WBA)전에 선발로 출격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기성용은 소리 없이 빛났다. 전담키커로서, 후반 30분에는 옆그물을 때리는 날카로운 프리킥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성용이 탄탄하게 중심을 잡아서일까. 스완지시티는 모처럼 3골을 폭발시키며 리그 3위 WBA를 완파했다.
[기성용.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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