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배우 진구가 영화 '26년'(감독 조근현)을 보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보통 배우들은 자기가 출연한 작품을 보면 전체 흐름에 몰입하기 힘들어한다. 아무래도 처음에는 자기자신의 연기에 집중해서 보게 되고, 두 번 세 번 봐야지만 전체 내용에 파고들게 된다.
그런데 진구는 "'26년'의 경우에는 다른 영화와 달랐다"며 "처음부터 영화에 몰입이 쉽게 되면서 가슴이 먹먹했다"고 말했다.
"많이 울었어요. 쉽게 관객, 즉 제 3자가 됐었던 거죠. 보통은 세 번은 봐야 영화 전체를 보게 되는데 이번에는 달랐어요. 처음부터 주변 인물들도 잘 보이고 영화에 몰입이 잘 되더라고요. 촬영할 때는 개인분량이 많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했는지는 잘 몰랐는데, (한)혜진이, 이경영 형님, (임)슬옹이 다 어떻게 촬영했을까 궁금해하면서 영화를 보니 감동도 컸어요. 신기했어요. 이런 적은 처음이었으니까. 특히 마지막에 촬영한 신(군 제대 후 엄마와 만나는 신)은 울컥울컥하고 먹먹하기도 하고."
진구는 1980년생이다.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그 해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두 분 모두 전라도 출신이었다. 외가는 전라남도, 친가는 전라북도로, 그는 광주라는 공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하지만 그의 부모님도 그 누구도 광주의 비극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제가 이 영화를 촬영하는 것을 아시면서도 5.18에 대해 언급 한 번 안하셨어요. 부모님은 이번에 영화도 보셨어요. 그래도 끝까지 별 말씀 안하시더군요. 그냥 여느 다른 작품처럼 '수고했다'가 다였어요. 아마도 그게 광주사람들이 아픔을 말하는 방법 아닐까요."
실은 가장 가까운 가족들도 겪어야 했던 광주의 아픔을 '26년'을 통해 뒤늦게야 알게된 진구는 영화를 보며 그 자신이 쏟았던 눈물의 이유에 대해 말했다.
"배우는 잘못한 사람을 벌할 수 없어요. 그건 판사가 하고 국민이 하는 거죠. 다만 저는 이 영화를 통해 '잊지 마세요'라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분들한테 너무나 죄송했거든요. 이제 알아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제야 알아서 정말 죄송합니다."
[진구.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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