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우승을 밥 먹듯 한 자와 우승에 굶주린 자의 만남이다.
사상 최초로 열린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결승 매치업이 가려졌다. 5일 상무와 인천 전자랜드가 준결승전서 각각 동부와 삼성을 눌렀다. 두 팀은 6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결승전을 갖는다. 두 팀의 결승전 진출은 대체로 올라올 팀이 올라왔다는 평가다. 상무는 명실상부한 아마추어 최강이고, 전자랜드는 올 시즌 탄탄한 조직력으로 정규시즌 3위를 달리는 강호다.
상무는 두 말하면 입이 아픈 국가대표팀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름만 아마추어이지, 사실 프로팀에서 주전을 해오던 선수가 뛰고 있다. 현재 상무엔 윤호영, 기승호, 강병현, 박성진, 박찬희, 허일영, 함누리, 차재영 등 화려하면서도 내실로 가득한 라인업이 형성됐다. 이번 대회서도 기승호와 강병현, 윤호영을 축으로 군팀 특유의 끈적거리는 농구를 선보이고 있다. 빠른 공수전환에 이은 속공, 시원한 외곽슛은 상무의 최대 강점이다.
LG와의 1회전서 수비조직력에 문제를 드러냈지만, 후반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역전승을 챙겼고, KT엔 완승을, 동부엔 판정승을 거뒀다. 특히 높이가 좋고 이번 대회 들어 조직력을 맞춰가고 있는 동부를 잡아낸 건 상무의 전력이 만만찮은 팀임을 알게 해준다. 이번 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상무는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이런 상무는 현재 KBL 공식경기 82연승 중이다. 2009년 서머리그 8승, 챔피언결정전 2승, 원터리그 12승, 챔피언결정전 2승, 2010년 윈터리그 25승, 챔피언결정선 2승, 2011년 윈터리그 20승, 챔피언결정전 2승에 이어 현재 진행중인 2012-2013 윈터리그서도 6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번 프로-아마최강전 3연승까지 더해서 82연승. 뿐만 아니라 현재 농구대잔치 4연패, 2010년, 2012년 전국체전 우승, 2010년 군인선수권 우승까지 2009년 전국체전 결승전 패배에 이어 3년 넘게 패배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국내 아마추어 대회 우승을 밥 먹듯 하고 있는 상무다.
반면 전자랜드는 아직 프로 출범 후 단 한번도 우승이 없다. 심지어 KBL 챔피언결정전도 밟아보지 못했다. 그만큼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서장훈이 떠난 뒤 지난 시즌 중위권을 형성했고 올 시즌에도 그럴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 외로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이고 있다. 문태종과 리카르도 포웰이 득점을 책임지지만, 이기적인 플레이어가 아니고, 이현민, 정병국, 강혁 등 농구를 알고 하는 영리한 선수가 많다. 이현호, 주태수 등 궂은 일에 능한 선수도 많다. 역할 분담이 잘 된 팀이다.
이번 대회서는 노장 문태종이 2라운드부터 출전했다. 그는 이날 삼성과의 준결승전서 19분 53초간 10점을 뽑아내는 여전한 득점 생산력을 뽐냈다. 또 이현호, 이한권 등 평소 수비에 치중하거나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들이 용병들이 없는 틈을 타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베테랑 강혁이 경희대와의 첫 경기서 부상을 입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순항하고 있다. 마침내 결승전에 올랐다. 우승에 목마른 전자랜드다.
상무 이훈재 감독은 동부에 승리한 뒤 “삼성과 전자랜드 중 누구와 만나도 어려운 승부가 될 것 같다”라고 했고,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도 삼성에 승리한 뒤 “상무가 빠르고 조직력이 좋다”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우승을 밥 먹듯 한 팀의 또 한번 우승이냐, 우승을 해보지 못한 팀의 한 풀이냐. 하루 뒤에 결과를 알 수 있다.
[상무(위)-전자랜드(아래)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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