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또 다시 LA 다저스에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류현진이 드디어 계약에 성공했다. 2013년부터 다저스 블루 유니폼을 입는다. 류현진은 3~5선발로서 20차례 이상의 선발등판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내년 시즌 국내 스포츠 케이블 TV 혹은 종합편성채널 등이 메이저리그 중계권 획득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엔 MBC 플러스 스포츠가 추신수 경기 등 메이저리그를 국내 독점 중계했다. 이미 한국 국민에 메이저리그는 더 이상 이질적이지 않지만, 류현진의 다저스 진출이라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한국 국민에게 가장 친숙한 구단이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박찬호 때문이다. 박찬호는 1994년 입단해 2001년까지 다저스에서 선발투수로 전성기를 내달렸다. 박찬호의 활약으로 당시 경인방송, MBC 등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하고 중계권을 산 뒤 국내에 박찬호 선발등판 경기를 생중계했다. 이후 김병현, 김선우, 서재응, 최희섭 등이 연이어 메이저리거로 활약하면서 메이저리그가 대중화됐지만, 박찬호와 다저스가 준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1990년대 막판만 하더라도 인터넷이 대중화되지 않았다. 스마트폰도 없었다. 당시 방송사의 생중계가 아니었다면, 국민들은 꼼짝 없이 자료화면으로 소식이 나가는 스포츠뉴스의 1분짜리 뉴스로 박찬호의 소식을 들어야 했다. IMF로 서민들의 삶이 퍽퍽해지자 국민들은 박찬호 등판 중계를 통해 잠시나마 시름을 덜었다. 박찬호의 승리를 응원하기 위해선 당연히 타자들과 구원투수들도 응원 해야 했다. 그렇게 다저스는 언젠가부터 한국 국민들의 ‘국민구단’이 됐다. 당시 다저스 모자를 구입하려고 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박찬호가 2002년 텍사스로 떠난 뒤 서재응과 최희섭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당시 국내야구의 인기가 서서히 올라가던 시점이었고, 2000년대 초, 중반엔 한국인 메이저리거도 제법 됐다. 특정 선수와 팀에 대한 몰입도가 크지 않은 시점이었다. 박찬호가 2008년 다저스로 돌아왔지만, 언제 등판할지 모르는 구원 보직이라 예전과 같은 몰입도는 아니었다.
현재 메이저리거는 추신수뿐이다. 올 시즌엔 MBC 스포츠 플러스가 그의 타격을 생생하게 국민들에게 전달했다. 클리블랜드가 한국 국민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 야구의 인기가 너무 높은 상황에서 예전 박찬호 전성기와 같은 인기와 관심을 끌지 못했다. 또 클리블랜드가 패배해도 추신수가 안타 2개만 치면 한국 국민은 뿌듯했다. 클리블랜드가 국민구단이 되긴 힘들었다.
내년엔 류현진이 메이저리거가 된다. 그는 현존하는 한국인 최고 투수다. 상징성이 있다. 그만큼 한국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 그가 4~5일에 한번씩 꾸준히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르는 장면은 추신수의 클리블랜드 경기 중계방송과 함께 히트를 칠 가능성이 크다. 메이저리거도 둘뿐이라 여러모로 류현진과 다저스에 시선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다저스가 다시 한국 국민들의 국민구단이 될 조건이 갖춰진 것이다. 그의 등판 시간은 새벽 아니면 오전. 메이저리그와 한국프로야구가 동시에 인기를 끌 상황이 조성됐다. 류현진의 LA 다저스가 국민구단이 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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