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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향미 객원기자]전현무가 재치 있는 입담으로 ‘무릎팍도사’를 장악했다.
13일 밤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천기누설 무릎팍도사’(이하 ‘무릎팍도사’)에는 최근 프리랜서 선언을 한 KBS 前아나운서 전현무가 출연해 핵폭탄급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오프닝에서는 강호동, 유세윤 심지어 광희마저도 전현무를 괄시하며 사상초유 게스트 거부 사태를 낳았다. 강호동은 우여곡절(?) 끝에 자리에 앉은 전현무를 “‘무릎팍도사’ 기 살리기 제물이다”고 소개하며 ‘전↗현↗무→’라고 불렀고 유세윤은 “게스트 레벨에 따른 차별화된 이름 강조법 이었다”며 전현무를 B+급 게스트라 칭했다.
이에 전현무는 지난 주 게스트인 정우성에 비해 많이 약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폭로전략으로 나가겠다. 2회로도 나갈 수 있다”며 거침없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담당 PD에게 섭외 전화를 받았을 때 광희 자리 섭외인 줄 알았다”며 광희가 발끈하자 “한 말이 없잖냐”고 공격했고 광희가 “루머 들은 적 없다”고 받아치자 “네 성형 루머만큼이나 많아”라고 쐐기를 박아 시작부터 웃음을 자아냈다.
전현무는 KBS 프리선언 3개월 만에 MBC 첫 입성 소감을 묻자 “조명을 세게 때린다. 오른쪽 볼이 너무 뜨겁다. 조도를 몇 럭스(lux)를 때리는 거냐? KBS는 아낀다. MBC 조명은 얼마나 샤방하게 해주는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KBS는 고향 같은 곳이다. KBS 선배들이 잘 키워서 MBC로 유학 보낸 느낌이다”고 덧붙였고 강호동과 유세윤은 “KBS가 시골이냐? KBS는 공영방송이다. KBS는 우리 어머니다”고 발끈하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현무는 “요즘 트렌드는 진정성 있는 예능인데 진정성 없다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다. 무슨 얘기를 해도 가식 어떤 동작을 해도 사람들이 가식 같다고 한다”며 “수도 없이 췄던 샤이니 춤 그것도 진지하게 돈 주고 배운 거다. 몸에 진정성이 없는 건지...”라고 토로했다.
학창시절에 대해서는 “조용했다. 하지만 이대로 살다가는 왕따가 되겠다싶었다. 중2때 반장하면서 성격이 바뀌었다. 90년대 양천구 목동지역 오징어, 와리가리(짬뽕/찌뽕), 땅따먹기를 하면서 놀았다"고 밝혔다.
이어 “목동 4~5단지 지역에 두 짱이 있었다. 한명은 발로만 다른 한명은 손으로만 싸우는 짱이었는데. 발짱으로 갈까 손짱으로 갈까 전략분석을 시작했다”며 “발짱은 공부를 너무 안했던 반면 손짱은 공부를 잘 해서 좋은 고등학교를 가고 싶어 하는 욕심이 있었다. 결국 손짱을 선택해 물상, 화학 과목 과외를 했고 이온화 경향에 따라 외우는 금속서열을 노래로 만들어 불러줬더니 성적이 급상승하더라. 그 친구는 원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그 친구 덕분에 끝까지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못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 “연대 재학 당시 ‘캠퍼스 영상’가요에 출연해 1등을 했는데 정문을 나오면서 연예계 데뷔를 어떻게 할까? 계획에 없던 개그맨으로 데뷔해야하나? 라고 고민했었는데 FD가 막 뛰어오더니 ‘방송 내내 오디오 녹음이 안됐다. 재녹화를 해야 하니 상품을 돌려달라’고 하더라. 이에 FD를 붙잡고 더빙을 하자고 얘기했다. 그날 녹화분이 너무 아쉬웠기 때문. 재녹화에서 다른 팀은 재정비를 한 반면 나는 그대로 무대에 올라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심지어 자막에 내 이름도 잘못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조선일보 YTN을 퇴사하고 MBC, KBS 아나운서 시험을 본 것에 대해서는 “정신분열이 생길 정도로 웃기고 싶었다”며 “김정근 아나운서랑 붙었을 때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해 오상진 아나운서랑 붙었을 때는 마음을 접었다. 정말 잘생겼고 어리고 키도 더 크고 내가 오상진보다 많은 건 털밖에 없었다. 그 친구는 털도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KBS 아나운서 생활에 대해서는 “KBS에서 경위서는 내가 제일 잘 쓴다. 규격이나 멘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아침 5시 라디오 펑크 사건 같은 경우에는 많은 스케줄로 충분히 이해해주는 분위기였으나 이럴 땐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가며 사과를 해야 한다. ‘내가 죽일 놈입니다’그러면 진짜로 죽인다. 읽는 사람 감정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하고 강도가 너무 세면 포장을 하면 안 된다. 그럴 땐 납작 엎드려야 한다”고 자신만의 경위서 노하우를 공개했다.
이어 “심각한 실수엔 명조체를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진심이 담겨 보인다. 하지만 가벼운 실수에는 오이샘물체를 쓴다. 퇴사하면서 경위서 샘플을 USB에 담아주고 왔다”고 덧붙였다.
전현무는 “새벽5시 뉴스면 4시 45분쯤에 가면되는데 방송사고에 대한 공포가 있으니 30분 일찍 도착했다. 하지만 따듯한 스튜디오에 몸이 노곤노곤해 졌고 잠깐 눈이나 붙이자는 생각에 스튜디오 책상에 엎드려 잠깐 졸았다”며 “엔지니어가 시보 끝나면 멘트를 시작할 줄 알고 다섯 시에 맞춰 마이크를 올렸는데 아무소리가 안 나자 ‘짜아아아!’라고 소리쳤다. 대놓고 일어나라고는 못하고 ‘얼른 일어나. 뭐하는 짓이야. 방송 시작했어. 와 미치겠네’ 등이 담긴 ‘짜아’였다. 그 소리에 벌떡 일어나 뉴스진행를 진행했는데 이미 8초간의 침묵이 있었던 뒤였다. 그 ‘짜아’소리에 택시 기사 분들이 많이 놀라셨다고 한다”고 아찔했던 방송사고의 순간도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이어 “이 정도면 경위서에 오이샘물체로 간다. 어쨌든 왔었으니까. 못 왔으면 명조체로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방송 프로그램을 견학하며 찍힌 사진에 유독 유두가 도드라져 보여 ‘유두도 비호감’ ‘유두천사’라고 불리기도 했다”며 “이에 뉴스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인도네시아 대통령 유도요노를 유두유두 대통령이라고 한 적도 있다”고 방송사고를 냈던 순간을 떠올렸다.
화제의 로건 레먼 인터뷰에 대해서는 “영화 ‘삼총사’의 로건 레먼이 내한했는데 할리우드 스타들 인터뷰 시간은 10분 안쪽이다. 비슷한 내용의 평범한 질문을 하는 게 싫었는데 로건 레먼이 ‘달타냥은 적극적이고 용감하지만 나는 조금 샤이하다’고 하더라 이때 샤이에 딱 꽂혀 ‘널 위한 노래가 있다’며 시크릿의 ‘샤이보이’를 불렀고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를 거쳐 서계 최대 영화 전문 사이트까지 인터뷰 영상이 올라갔는데 ‘그간 로건 레먼의 표정중에 이런 표정은 처음이다’는 댓글과 ‘저 사람 약 먹었냐?’는 댓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방송 전부터 전현무는 전 편에 등장한 정우성에 비해 약한 존재감으로 MC들은 물론 시청자들의 우려를 샀지만 방송 후 각종 SNS에는 “전현무의 입담에 배꼽을 잡았다”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전현무. 사진 = MBC ‘무릎팍도사’ 방송화면 캡처]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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