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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시카고 컵스는 2014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2년간 최대 500만 달러(약 53억원)에 계약을 체결한 임창용이 금의환향했다. 임창용은 1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에이전트 박유현씨와 함께 귀국했다.
이 자리에서 임창용의 에이전트 박유현씨는 컵스와 계약한 이유에 대해 "돈보다는 컵스가 임창용을 절실하게 필요로 했다"며 "특히 우리쪽과 컵스쪽 모두 같은 지향점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유현씨가 말한 임창용과 컵스가 바라보는 곳이란 '2014년'이다.
▲ 임창용과 시카고 컵스, 잊고 싶은 2012년
임창용에게 2012시즌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다. 지난 몇 년간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수호신'으로 활약한 가운데 올시즌에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
임창용은 팔꿈치 부상으로 단 9경기에 나서는데 그쳤고 결국 지난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마감했다. 4개 남겨놓은 한일 통산 300세이브도 자연스레 미뤄졌다. 결국 시즌 종료 후 야쿠르트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으며 5시즌간 뛰었던 팀을 떠나게 됐다.
그 사이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는 시카고 컵스가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덕분에 리그 최하위는 면했지만 61승 101패 승률 .377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9위를 기록했다.
특히 101패는 컵스로서는 잊고 싶은 성적이다. 2010년과 2011년에도 5할 승률을 밑돌기는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1908년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컵스이지만 100패 이상 당한 것은 올해가 세 번째다. 마지막 100패 이상은 1966년으로 46년만에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 임창용과 시카고 컵스, 같은 곳을 바라보다
간절함이 서로의 만남을 연결했다. 불펜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시카고 컵스는 후지카와 규지에 이어 임창용을 영입했다. 임창용은 자신을 가장 필요로 하고 보직을 명확하게 밝힌 시카고 컵스에게 끌렸다.
시카고 컵스와 임창용 모두 내년보다는 2014년을 바라보고 있다. 한 시즌 100패 이상을 당한 팀이 다음 시즌 곧바로 좋은 성적을 올리기란 웬만해서는 불가능하다. 컵스 역시 이를 인지하고 내년 시즌 팀을 추스리는 과정을 거친 뒤 2014년 도약을 노리고 있다.
임창용 역시 마찬가지다. 재활을 거쳐 곧바로 자신의 투구를 펼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미국 무대는 임창용이 야구 인생에서 한 번도 접하지 못한 곳이다. 몸이나 마음 모두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임창용이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는 곳은 인내의 2013년을 보낼 시카고 컵스였다. 박유현씨는 "시카고 컵스가 2014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더라"며 "구단주가 직접 앞으로 2년간 어떻게 팀을 꾸려갈 것인지 이야기했다. 이를 들으며 우리의 지향점과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시카고 컵스는 임창용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마이너리그 등판은 최소화하는 반면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위력적인 투구를 '기다리며' 기용할 전망이다.
2014년 같은 곳을 바라보는 시카고 컵스와 임창용. 만약 임창용이 컵스의 기대에 부응한다면 컵스 역시 꿈만 같은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임창용(첫 번째 사진), 시카고 컵스 경기모습(두 번째 사진). 사진=마이데일리DB,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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