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화가 17일 외국인 투수 대나 이브랜드(29)를 영입했다. 김응용 감독이 직접 해외 출장까지 다녀온 끝에 ‘OK’사인을 내린 투수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화는 2011년부터 이브랜드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좌완인데다 다양한 변화구를 바탕으로 한 제구력이 뛰어난 타입이라는 게 한화 관계자의 설명. 올 시즌 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준 대니 바티스타, 김혁민과 함께 1~3선발을 꾸릴 것으로 관측된다.
전력이 허약한 한화는 선발진의 힘이 중요하다. 올 시즌 한화 선발투수가 따낸 승리는 총 53승 중 35승이었다. 9승을 따낸 류현진, 5승을 따낸 박찬호, 3승을 따낸 양훈은 내년 시즌 팀에 없다. 7승의 김혁민, 6승의 유창식, 3승의 바티스타가 이브랜드와 함께 선발진을 꾸려야 한다. 김혁민은 마무리훈련 때부터 사실상 토종 예비 에이스 대접을 받고 있고, 바티스타도 내년엔 풀타임 선발로 활용 가능하다는 판단 속에 재계약을 맺었다. 유창식이 4선발로 들어간다면 김혁민, 바티스타, 이브랜드가 1~3선발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김혁민은 시즌 후 체중을 늘렸다. 마무리훈련 막판 90kg 중반까지 늘었다. 150km를 구사하는 직구의 힘을 더 키우겠다는 계산. 여기에 기존의 직구와 포크볼에 체인지업과 투심패스트볼 등의 연마에도 나섰다는 후문이다. 시즌 중에도 타구단 타자들이 “김혁민이 영점이 잡히면 아무도 못 친다”라고 고개를 내저은 바 있다. 투구 안정감과 경기운영능력만 보완하면 주축 선발 롱런 가능성은 충분하다.
바티스타는 지난 시즌 막판 10경기서 선발로 나왔다. 성적은 3승 3패 평균자책점 2.41. 선발로 돌아서자 고질적인 제구 불안이 없어졌다. 긴 호흡으로 던지는 선발투수는 상황에 따라 볼넷에 대한 여유가 있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바탕으로 150km가 넘는 강속구에 낙차 큰 커브의 위력이 배가되자 타자들과의 수 싸움에서 주도권을 잡았었다. 바티스타는 내년 대전구장이 넓어질 경우 더욱 자신있게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브랜드는 일단 베일에 가려있다. 186cm에 105kg의 체구에 140km 중반의 직구를 구사한다. 한화 관계자는 “제구력이 좋은 투수다”라고 했다. 체인지업과 컷 패스트볼 등을 구사하는 기교파투수인데, 2008년 오클랜드에서 29경기에 선발로 나서서 9승 9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고, 올 시즌엔 9월 확대엔트리에 빅리그로 승격돼 LA 다저스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승수는 총 19승이다.
좌완인데다 나이도 서른 살이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야구 적응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는 후문이다. 메이저리그 경험도 있다. 유창식을 제외하면 우완일색인 선발진에 구색을 맞췄다. 선발 순서가 관건일 뿐, 적응만 하면 한화 선발진에 큰 도움이 될 게 확실하다. 김응용 감독이 구단 추천에 직접 살펴본 뒤 낙점을 한 투수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일단 1~3선발이 중심을 잡아준다면 급격한 연패는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브랜드의 몫이 중요하다.
한화는 이들이 부진할 경우 대체자가 안 보인다는 게 약점이다. 이들이 좋은 성적을 남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절실하다. 또 타선과 중간계투가 지원을 해줘야 한다. 한화는 김혁민, 바티스타, 이브랜드가 류현진과 박찬호의 아우라를 메워줄 것이라 믿고 있다.
[김혁민과 바티스타(위), 이브랜드(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한화 이글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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